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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명물 왕피천 은어 무분별한 남획으로 수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울진 명물 왕피천 은어가 최근 낚시꾼과 행락객의 무분별한 남획으로 수난을 겪고 있다.
왕피천 은어는 고려 공민왕8년(1359년) 수라상에 오르면서진상품으로 보호하기 시작했는데 일제치하에서는 어획량 전부를 일본으로 수탈해가기 위해 한국사람은 먹지못하게 했을 정도로 맛이향긋하고 담백한 어종.
섬진강유역과 강릉 남대천,그리고 이곳 울진군근남면수산리 왕피천등이 예부터 은어의 주 서식처로 알려져왔다.
특히 은어는 유어기에 동해안 청정해역에서 겨울을 보낸후 4~5월에 바다에서 왕피천으로 올라와 하천에 서식하면서 여름을 보내고 산란기인 가을에 강 하류 자갈이나 모래에 산란하는등 연어와 비슷한 회유습성을 보인다.
울진군 관계자는 『한때는 사람들의 발에 밟힐 정도로 많은 은어가 왕피천에 서식하기도 했으나 행정당국의 보호 소홀로 90년대 접어 들면서 모천인 왕피천하구에서도 산란율이 크게 떨어지고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따라 울진군은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은어를 보호하기 위해지난해 1만5천마리의 치어를 방류한데 이어 지난 4월에도 13만마리의 치어를 방류하고 왕피천을 은어 보호수면으로 지정,은어자원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왕피천하구는 5월들어 매일 하천을 새까맣게 덮을 정도로 낚시꾼과 행락객이 몰려와 바다에서 하천으로 회유하는 은어를마구잡이로 잡고있다.
주말이면 대구.부산.강릉.포항은 물론 멀리 서울에서까지 수백명의 관광객과 낚시꾼이 몰려들어 낚시와 불법어구까지 사용해 길이 4~5㎝의 은어를 잡아 즉석매운탕과 회.튀김까지 해먹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왕피천 주변 聖留窟일대가 관광위락 지역으로 개발되면서상가.주민들이 버린 생활하수와 상류의 양식장에서 흘러드는 오.
폐수로 은어의 서식처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 마을 주민 金鍾漢씨(52)는『대구등지에서 승용차를 타고온낚시꾼과 관광객이 사오명씩 떼를 지어 다니면서 사용이 금지된 투망.그물 등으로 은어를 마구잡아 씨를 말리고 있다』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관광객 金승범씨(34.대구시수성구지산동)조차『동해안의 명물 왕피천 은어가 일부 몰지각한 낚시꾼의 남획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고 왕피천의 생태계 파괴마저 우려되고 있다』며 관리소홀을 아쉬워했다.
현재 알려진 은어의 서식처는 영양군의 日月山에서 발원,백암산.금장산등의 계곡물이 합류하는 왕피천에서 매화천을 통해 동해안으로 흐르는 총 48㎞의 하천 구간이다.
[蔚珍=金永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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