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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권유로 대학 편입 중·고등 과정은 밟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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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불교 조계종단의 수장인 총무원장지관(智冠·75사진) 스님이 13일 서울 조계사 내 총무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고등 과정 이수 여부와 대학편입학 자격 등 '학력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본지 9월 13일자 10면>

지관 스님은 "어려서 몸이 아파 요양차 절에 갔다가 출가로 이어졌다. 중·고등 과정은 밟지 않았다" 며 "대신 해인사 강원을 졸업했다. 그러다 스물여덟 살 때 큰스님들이 대학에 가라고 해 편입학 제의를 받고 마산대(현 경남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때는 강원의 강주가 대학에 공부하러 다니는 게 주위 사람들에게 좀 체면이 안 서는 일이라 처음에는 극구사양했다고 했다. 지관 스님은 "그래도 큰스님들께서 학비를 대줄 테니 신학문을 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마산대의 전신인 해인대는 해인사 관계자들이 세운 대학이다. 이사장은 해인사 주지가 당연직으로 맡아 왔다.

지관 스님이 동국대 총장에 선임될때도 '학력 문제'가 잠시 불거졌다. 지관 스님은 "그때는 대처승과 비구승이 경쟁하던 시절이라 반대편에서'학력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문교부와 안기부까지 나섰지만 별 문제없이 넘어갔다"며 "어쨌든 다시 말썽이 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한 조계종 기획실장 승원 스님은"원장스님이 직접 어디를 나왔다고 내세우거나 기록한 사실이 없다"며"전통 교육에서 현대 교육으로 전환되는 역사적 시점에서 어쩔 수 없이 빚어진 일이라고 봐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해인사 주지인 현응 스님은 경남대로부터 받은 졸업증명서까지 제시하며 "일부 언론에서 마산대 졸업장도 없다고 보도한 것은 오보"라며 "세간의 학력 위조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관 스님은 '학력 해명'에 이어"11월이면 총무원장에 취임한 지 2년이 된다. 제주 관음사와 공주 마곡사문제 등 그동안 종단 운영이 매끄럽지못해 불교계가 이런저런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유감의 뜻을 밝혔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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