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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 세균으로도 전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암에 대한 새로운 학설들이 잇따라 제기돼 주목받고 있다.
「발암연령층이 낮아져 30대 암환자가 속출하고 있다」「암도 결국 전염되는 질병이다」가 바로 그것.
최근 15세 소녀가 위암에 걸려 사망했다는 충격적 소식과 함께 세균이 중요한 발암인자라는 사실도 속속 밝혀짐으로써「암은 40대이상 중.노년층에 발생하는 전염되지 않는 질환」이란 오랜도그마가 깨지게 됐다는 것.이미 가설을 넘어 정 설로까지 인정되고 있는 암의 새로운 실체에 대해 알아본다.
◇발암연령 저하=호흡곤란으로 S大병원을 찾은 金모씨(22)는말기 폐암이란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金씨는 담배라곤 전혀 피우지않은 건강한 청년이었다.
발암연령 저하현상은 일선 의사들이 피부로 직접 느끼는 사실이다.가톨릭의대 金振宇교수(산부인과)는『자궁경부암의 경우 과거 50대에서 40대로 환자연령층이 젊어졌으며 최근엔 30대 암환자도 속속 발견되고있다』고 설명했다.
발암연령 저하현상의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다만 환경오염등으로 생겨난 새로운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 가장 유력하다.
◇전염성 여부=바이러스가 중요한 발암인자임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간염바이러스때문에 생긴 만성간염환자중 상당수가 간경변,간암으로 발전하며 파필로마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간암예방을 위해선 백신의 접종과 산모로부터 태아로의 수직감염예방이 중요하며 자궁경부암은 불결한 성접촉을 피하고 기존 질세포진검사와 함께 바이러스검사도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위암의 경우 헬리코박터란 나선모양 세균이 주목되고있다.유럽연합(EU)재정지원아래 구성된 유러개스트팀이 전세계 13개국을대상으로 대규모 역학조사를 한 결과 헬리코박터 보균자가 정상인에 비해 6배나 높은 위암발생률을 보여「헬리코박터 =위암」은 이미 공식화된 상태다.
한국인에게 위암이 유독 많은 것도 한국 성인의 80%가량이 헬리코박터 보균자며 우리나라 어린이 3명중 1명이 이미 보균자라는 지난해의 서울대병원 조사결과로 잘 설명된다.물론 이들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다고 당장 암에 걸리는 것 은 아니며 암이 홍역처럼 직접 전염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보균자는 정상인보다 수십배 높은 발암확률을 감수해야하므로 평소 위생관념에 철저한 것만이 암예방에도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洪慧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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