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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세계최고價 경매-조선청화백자 접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지난달 28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뉴욕거주 일본인 딜러가세계 도자기 경매사상 최고가인 24억6천만원에 구입한「朝鮮 靑華白瓷 寶相唐草文접시」가 지닌 가치와 아름다움은 과연 어떤 것인가. 우선 靑華白瓷로서는 시대가 앞서는 조선 초기작품이라는 희귀성을 손꼽을 수 있다.
청화백자는 백자의 제작과정에서 코발트블루란 안료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고 순도높은 長石系 유약으로 구운 도자기로서 중국 元나라때 완성된 새로운 양식의 도자기다.
명나라 宣德연간(1425~1435년)에 절정을 이룬 청화백자는 우리나라에선 세종때 傳來됐다.그러나 조선중기에 와서야 사용이 일반화돼 조선초기의 작품은 매우 드물다.
초기 청화백자 접시는 특히 국내에서도 희귀한데 글씨가 쓰인 개인수장품과 초충도가 그려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등 3~4점만이 전하고 있을 뿐이다.다음은 뛰어난 회화성을 지닌 문양이다.
정교한 보상당초문이 새겨진 이 靑華白瓷접시는 이제 까지 일본 아타카(安宅)컬렉션을 이어받은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에 한점,일본개인소장등 2점만이 전하는 것으로 알려져왔는데 이번에 일본의 개인소장품이 경매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접시에 새겨진 당초문은 실크로드 개통이래 아라비아의 아라베스크문양이 중국에 전해지면서 양식화한 문양으로서 국내에서는 고려시대 사찰의 불교장엄구나 왕실용구등에만 제한돼 사용했다.조선시대에도 왕실용품을 조달하던 內需司 기물에만 제 한적으로 쓰였다.鄭良謨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 접시의 문양을『明代의 영향을강하게 보이면서도 중국의 공예도안적인 문양이 멋을 풍기는 한국적 회화 패턴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걸작』이라고 평가한다. 이 접시는 이밖에도 도자기 감상의 3대요소인 형태.색.도안모두를 만족키시는 완벽한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다.
투명한 백자색이 내비칠 정도로 얇은 대형 접시이면서도 구울때흔히 나타나는 뒤틀림이 전혀 없어 우선 형태면에서 완벽한 대칭과 균형을 갖추고 있다.사용된 청화안료는 후기에 쓰였던 국내산土靑과 달리 중국을 통해 들어왔던 아라비아의 回回靑으로서 맑고영롱한 색감을 자랑한다.또 잡티로 섞인 철분.망간이 붉은색으로나타나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89년 가을무렵부터 시작된 한국미술품 붐은 그후 靑華白瓷 十長生항아리가 99만달러,陵幸圖병풍이1백5만달러,그리고 고려불화 『水月觀音圖』한점이 1백76만달러에 낙찰되는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중에 있다.지금까지의 세계도자기 경매기록은 중국 明代 항아리가 2백86만달러(23억원)로 최고였다.
미국내 유일한 한국고미술상으로 활약중인 뉴욕 강컬렉션의 강금자씨는『사회교육기관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박물관들이 한국문화에 대한 일반의 궁금증을 반영하듯 앞다투어 한국관개설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한다.
이미 한국관을 두고 있는 보스턴미술관이나 샌프란시스코 동양미술관은 수집품을 확장중에 있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턴박물관과 영국브리티시박물관은 각각 95년과 97년 한국관을 개관할 예정으로수집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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