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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미국에 우호적 주민태도도 부드러워져-反美월간행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北韓당국이 최근 美-北수교를 당면 과제로 추진하는 것과 발맞춰 워싱턴에 대한 平壤의 시선도 한결 부드러워지고 있다.한때「미제의 각을 뜨자」고 목청껏 외치던 金日成주석이 이제는 美國을방문,록키산맥에서 사냥과 낚시를 즐기며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워싱턴에 추파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美國에 대한 平壤의 시각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은▲反美투쟁월간중단▲신문사설▲일반주민들의 행태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우선 美國에 대한 일반 주민의 태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수정주의적인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金日成 생일 행사 참가차 平壤을 방문한 워싱턴 타임스의한 사진기자는『美國에 대한 北韓 주민들의 태도가 훨씬 부드러워졌다』며『北은 이번행사를 통해 對美 유화 제스처를 보이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지난 92년 南측 기자가 平壤의 제1고등학교에서 英語회화 수업중인 학생에게『왜 원쑤의 나라인 美國의 말을 배우느냐』고 물어봤다.당시 16세인 이 학생은『美國이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이를 뉘우치고 통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 로 움직이면함께 잘 살 수 있다』고 대답했다.金日成종합대학의 한 학생은 팝송인 『마이웨이』를 남쪽 기자앞에서 불러보이며 전체 학생중 30%는 이 노래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또 정치행사면에서는 지난해 40년만에 최초 로 反美투쟁월간 행사를 중단했다.이 행사는 北측이 지난 53년 정전협상이 체결된이래 한해도 빼놓지 않고 매년 6월26일~7월27일 수십만명을 동원,美國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중요한 정치행사였는데 돌연 중단한 것이다.
노동신문 社說도 변하고 있다.이 신문은 6월25일에는 항상「美제국주의자를 타도하자」는 투의 격렬한 對美 비난 사설을 실어왔다.그러나 지난 92년에는 「朝美사이의 불미스러운 역사를 청산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려 한다면 우리도 과거를 돌 아보지 않고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변화를 실감케했다.
한편 北韓당국은 대내적으로 자신들의 정책선회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백기論」과「회개論」을 활용하고 있다고 민족통일연구원의 許文寧박사는 말하고 있다.
일반 주민들에게 북한당국은『과거에 美國이 많은 잘못을 저지른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잘못을 뉘우치고 백기를 들고 왔으니 위대하신 수령님께서는 쩨쩨하게 과거의 잘못을 묻지 않기로 했다』는논리를 구사한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같은 對美 유화자세와 반비례해 최근 北韓의 對日.對韓 비난 강도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崔源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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