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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간다>86.포츠담 드레스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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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독일 통일 이후 관광의 불모지였던 舊동독지역이 새롭게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은 아직까지 도로.교통.숙박 등 관광 인프라(사회간접자본)가 열악한 실정이다.그러나 많은 문화유적과 뛰어난 자연경관등 세계적 관광지로서의 잠재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인근 유럽국가는 물론 미주 관광객들에게 매력있는 관광지 로 각광받고있다. 특히 베를린을 중심으로 한두 시간 거리에 있는 역사적인도시 포츠담.드레스덴은 통독 이후 연간 수백만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동독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이끄는 쌍두마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베를린에서 열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인구 12만명의 작은 도시 포츠담은 우리에게는 2차세계대전 당시 「포츠담선언」으로 낯익은 곳이다.미국의 트루먼,영국의 처칠,소련의 스탈린이 회담,일본에 대해 항복을 요구하고 한국의 독립을 재확 인했던 역사적 도시다.
포츠담회담이 열렸던 체칠리엔호프궁전은 회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관광객들을 맞고 있다.3국 거두들이 사용했던 집무실과 회담장,그리고 회담장면을 담은 사진들이 걸려 있다.이 궁전은 역사적 장소로서의 가치는 물론 뛰어난 경관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본래 이 궁전은 호엔촐레른 왕가 최후의 왕자인 빌헬름과 그 가족이 살던 곳이었다.광대한 공원 속에 자리잡은 이 궁전은 호텔로 개조,손님을 받고 있다.역사적 체취를 흠뻑 느낄 수 있어 매력적이지만 하루 숙박료가 2인1실 기준 약20만원으로 다소 비싼 게 흠이다.
독일 관광청의 한 관계자는 독일인들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름휴가철 비수기를 이용하면 절반 정도의 가격으로도 숙박이 가능하다고 귀띔해 주었다.
포츠담에서 꼭 봐야 할 곳으로 상수시궁전이 있다.프리드리히 2세가 여름별궁으로 쓰기 위해 1745년 세운 것으로 독일의 베르사유궁으로 일컬어질 만큼 화려하다.
포도주를 즐겨 마셨다는 그는 궁전 아래 정원을 계단식 포도원으로 꾸며 각종 포도주를 즐겼다고 한다.「상수시」란 『걱정이 없다』는 뜻이니 우리나라의「忘憂亭」쯤 될듯 싶다.통독 이후 상수시궁전을 찾는 관광객들이 급격히 증가,현재 연간 3백여만명이다녀가는 명소가 되었다.상수시파크에는 4곳의 궁전이 있는데 그중 가장 규모가 큰 신궁전의 리셉션장소인 그로텐자알은 벽과 기둥이 온갖 보석과 조개들로 꾸며져 보는이를 놀라게 한다.
이 밖에도 포츠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냉전시절 동서간스파이 교환으로 유명한 글리니케다리가 있다.이곳은 주변의 호수가 아름다워 한번쯤 둘러볼 만하다.
베를린에서 남쪽으로 아우토반을 따라 2시간쯤 달리면 드레스덴이 나온다.동쪽으로 폴란드와 체코를 접하고 있는 작센州의 수도다. 엘베강변을 끼고 발달한 인구 56만명의 이 도시는「엘베강의 피렌체」또는「유럽의 발코니」로 불릴 만큼 한때 유럽인의 사랑을 받았던 문화중심지다.
하지만 1945년 2월 연합군의 대공습으로 도시가 거의 파괴되었다.이러한 폭격의 흔적은 지금까지도 곳곳에 남아있다.드레스덴의 중심가인 포스트광장에 이르면 곳곳에서 무너진 교회와 城의복원공사를 쉽게 목격할 수 있다.남아 있던 유적 들마저 공산치하에서 얼마나 무책임하게 방치되어 있었는지 보는 이를 안타깝게한다. 엘베강은 포스트광장 앞을 가로질러 흘러 북쪽으로는 발트해,남쪽으론 체코에 이른다.드레스덴은 저녁노을이 질 때 특히 아름답다.엘베강을 따라 유람선이 다니는데 강물이 생각보다 그다지 깨끗하지는 않다.관광가이드에 따르면 체코의 공장폐수 가 그대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유람선중에는 1800년대의 증기선이 아직도 다니고 있어 독일인의 견고함을 엿볼 수 있다.
드레스덴 중심가인 포스트광장의 츠빙거城은 작센 바로크 건축의대표적 건축물이다.아우구스투스황제의 화려한 이 궁전은 지금 두개의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하나는 중세의 각종 무기들이 전시된 박물관이고,나머지 하나는 루벤스.렘브란트. 라파엘.뒤러 등의 회화가 전시된 미술관이다.
츠빙거城 앞에는 젬퍼오페라하우스가 있다.한때 모차르트.바흐.
바그너 등 기라성같은 음악가들이 활동했던 역사적인 무대이기도 하다.지금도 여름철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새로운 프로그램의 다양한 공연이 열리는데 그때마다 항상 매진이라고 하니 드레스덴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열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듯 싶다. 엘베강을 따라 남쪽으로,그러니까 체코쪽으로 더 내려가면국립공원 작센 스위츨란드가 나온다.공원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에 온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수백m의 깎아지른듯한 웅장한 바위들이 끝없이 솟아 있어 보는 이를 압 도한다.
또한 바위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엘베강과 독일 농촌의 풍경은 알프스의 한 자락을 보는 듯 아름답기 그지없다.
***여행메모 舊동독지역은 아직 서독에 비해 도로나 교통사정이 좋지 않다.특히 포츠담은 네오 나치즘의 총본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외국인들이 개별적으로 여행하기에는 아직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여행전문가들의 지적이다.따라서 단체여행을 하는 편이좋다. 포츠담과 드레스덴에 가려면 우선 베를린에 가야한다.하지만 서울에서 베를린까지의 직항로는 아직 개설되지 못하고 있다.
베를린에는 아직 국제공항이 없기 때문이다.일단 프랑크푸르트까지가 국내선으로 갈아탄다.
서울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는 루프트한자가 주3회(월.수.토) 운항한다.소요시간 약12시간.프랑크푸르트에서 베를린까지의 국내선은 수시로 있다.소요시간은 1시간30분.문의,주한독일대사관 (726)7114.루프트한자 서울사무소 (538) 8145~7. 〈글.사진=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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