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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국가경쟁력 좀먹는 정치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政黨이 최종적으로 추구해야할 목표는 국정 현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와 정책생산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와 안심을 심어주는데 있다. 그러나 3일간의 회기 연장끝에 與野가 28일밤 보여준 행태는 與野 모두「정치의 생산성」은 도외시한채 당리당략과 내부갈등의 봉합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民自黨은 집권여당으로서 어찌됐든 파행국회를 거듭한데 따른 1차 책임을 피할 수 없다.尙武臺 국정조사계획서 작성과 관련,民自黨은 처음부터 의혹규명에 뜻을 두었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증인채택등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
民自黨은「증인채택 不可」의 최종 방어선을 盧泰愚前대통령과 6共인사들로까지 확대 적용해 상무대 사건의 진실규명보다 6共과의관계악화를 우려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겼다.대통령은 「새 정부」라고 말하는데 집권여당은「헌 정부」에 연연하는 不調和다.
이번 파행과 관련해 民主黨은 의석비율(33%)보다도 훨씬 더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民主黨은 당초 요구한 것을 대부분 손에 쥐고도 黨內 鮮明性 경쟁 때문에 결국 파국을 자초하고 말았다.「줄것 주고 받을 것받는」협상을 벌인게 아니라 굴러들어온 好材를 가지고 완전항복을얻으려 한 것이다.
黨대표로서 非主流에게 공세의 빌미를 제공하기 싫은 李基澤대표,李대표 부재중 金대통령을 포함한 증인 명단채택 당론을 확정한金元基수석최고위원,다음달의 총무 경선을 앞두고 자신의 선명성을의심받기 싫은 金台植총무등 3자는 모두 야당도 일정부분 양보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면서「고양이 목에 방울다는」역을 회피했다.國會야 어찌됐든 개인의 명분이 더 중요하다는 태도라는 비판을면키 어렵게 됐다.
이번 파행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與野 지도부의「DJ콤플렉스」다.與黨은 金大中 亞-太재단이사장이 對與 강경론을 부추기고 있지 않은지 의심했고,野黨 지도부는 DJ가 온건한 방법을 시사했다는 말이 돌자 거꾸로 온건론을 던져버 렸다.
與野 정치인들은 그간 입만 떼면「생산하는 정치」를 강조하고,UR 사후대책,北核문제,교통.환경.물가.치안등 국정현안,국민생활과 직결된 문제들을 국회에서 다루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정책 현안을 논의하는 場을 마련하기는커녕 기왕 벌어진 판 하나도 수습하지 못하는 無能을 보인 것이다. 정치권이 국가 경쟁력을 깎아먹고 있다는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여야는 조금만이라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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