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서태지 "당분간 결혼할 생각 전혀 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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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를 두고 많이 변했다고들 얘기하지요. 그렇지만 나는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서태지(32.사진)의 열성 팬들조차도 그의 음악은 알아도 그의 사생활은 잘 알지 못한다. 음악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그동안 철저히 장막을 쳐 왔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방송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MBC는 서태지의 컴백 콘서트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6시35분부터 '서태지, 20040129'를 방영한다. 서태지의 일본 현지 생활을 찍은 것이다. 작업실과 집을 오가며 7집 앨범을 준비하던 그의 모습들 하나하나를 카메라가 꼼꼼하고도 생생하게 잡아냈다. "결혼 자체가 불합리한 제도라고 생각해요. 당분간 결혼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라고 말하는 그의 여성관과 함께 음악관.취미.친구 등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들을 수 있다.

서태지는 일본에서 음악 작업 이외에는 바깥 나들이를 최대한 억제했다고 한다. 그래도 외출을 전혀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 가끔 가까운 공터에 나가 무전기로 장난감 자동차와 비행기를 조종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랬다. 헬멧을 눌러쓴 채 오토바이를 타고 동네 편의점에 가서 라면을 사다 먹고, 길거리에서 군것질을 하는 모습 등에서 가수가 아닌 인간 서태지의 친근함을 느낄 수 있다. 자연스럽게 도쿄 거리를 걸어다니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그를 알아보는 팬들이 몰려 애를 먹기도 한다.

서태지는 일본에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한국도 일본도 아닌 제3국으로 작업실과 집을 옮길 계획을 갖고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 동의한 것도 어차피 곧 일본을 떠날 것이란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지 않았다면 불쑥 찾아오는 팬들로 음악 작업에 방해받을 것을 우려해 생활공간까지 공개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특별 출연해 서태지에 대한 관심과 야당 총재 시절 서태지의 '시대유감'이 금지곡으로 묶이자 사전심의제 폐지를 위해 뛰어다녔던 일화를 들려준다. 그는 대북 햇볕 정책이 서태지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태지에 대한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연세대 조한혜정 교수(사회학) 등의 인터뷰를 통해 서태지의 사회문화적 가치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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