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존중에 경영혁신 바탕둬야”/미 네브래스카대 이상문 석좌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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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형식에 얽매이는 인상/유연한 조직·의식이 관건
『기존의 틀을 깨고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자는 것이 요즘의 경영혁신운동인데,국내의 많은 기업들은 혁신운동이란 「형식」에 또 다시 얽매여 조직 구성원에 대한 인간존중 의식 등 기초적인 요소를 등 한시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 네브래스카대 석좌교수이자 기업들의 경영혁신에 관해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이상문교수(55)는 최근의 국내기업 경영혁신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경기대 초청으로 내한,26일 「초일류기업의 경영패러다임」이란 주제의 강연을 할 예정인 이 교수는 국내 기업들의 경영혁신운동에 대한 장점보다는 추진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더 많이 거론했다.
그는 『요즘처럼 개방화되고 소비자 지향적으로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빨리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기존의 방법에 얽매이지 않는 체제·의식이 필요하다』면서 미 경영학자 허버트 사이먼의 「체스 실험」을 바둑에 빗댄 「바둑이론」으로 이를 설명했다.
보통의 바둑판은 포석이나 행마 등 기존체제에 익숙한 고수들이 초심자보다 훨씬 복기를 잘하지만 어런아이가 아무렇게나 둬놓은 판에선 초심자가 기존체제에 얽매인 고수에 비해 복기를 더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바둑판이 마구 바뀌는 것과 같은 요즘의 경영 환경 아래선 과거의 고수보다 경영혁신을 통해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초심자가 더 필요한데,조직원들에게 변화의 욕구를 심어주지 못하고 여전히 과거의 「고수」차원에 안주하고 말기가 쉽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성공한 각종 경영혁신운동의 내면에는 「인간존중의 경영」이나 「창조적 인력관리」 「경영전략과 비전의 공유」 등이 있었고 이런 점이 살아 있어야만 조직이 고수에서 초심자로 바뀌는데 따른 불안감을 해소해 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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