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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이탈리아 명품 업체 토즈그룹 신치니 사장 단독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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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그런 변신을 위해 토즈는 혁신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생산 공정에서 가장 마지막 한 사람의 의견까지 모두 들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위에서부터의 지시가 아니라 밑에서 아이디어를 올릴 수 있도록 했죠. 명품을 만드는 노하우는 숫자가 아니라 감성이라고 생각합니다.”

6일 서울 청담동 토즈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공간과 시간을 초월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명품’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얘기했다. 50년 전 가방이 지금도 모던한 느낌을 주고, 어머니가 쓰던 것을 딸이 물려받아도 어색하지 않아야 하며, 한 가지 가방과 신발로 어느 자리에나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시간을 쪼개서 살고 있죠. 일 하고, 운동 하고, 네트워킹을 위해 여러 모임에 가야 합니다. 특히 여성들은 한 개 백을 메고 여러 자리에 참석하죠. 한 가지 제품으로 다양한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제품이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일 겁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 상원의원과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 등이 애용할 정도로 토즈는 ‘일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는 “명품 브랜드와 고객은 친구같은, 오랜 기간에 걸쳐 서로에게 충성스러운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즈그룹의 지난해 매출액은 5억7300만 유로(약 7351억원)로, 2005년보다 14% 성장했다. 매출액의 절반 이상(51%)은 이탈리아를 제외한 해외에서 올린다. 신치니 사장은 한국을 자주 찾는다.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큰 시장이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에 오면 명동에 자주 들른다고 했다. 젊은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관찰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란 것. 신치니 사장은 최고경영자의 중요한 덕목으로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야한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배울 게 있기 때문이다.  

◆토즈=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로 출발했다. 1900년대 초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디에고 델라 발레(54) 회장의 할아버지가 밤에 신발을 만들고, 낮에는 팔러 다니면서 시작됐다. 이후 미국 뉴욕에 있는 삭스 피프스 애비뉴, 니먼 마커스 등 고급 백화점에 납품하면서 성장했다. 델라 발레 회장이 75년 회사에 합류하면서 ‘토즈’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글=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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