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한이것이궁금하다>골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만일 核문제를 계기로 美-北관계가 급진전,美國 상주대표부가 平壤에 설치될 경우 美외교관들이 자주 찾는 곳은 平壤교외의 臺城湖가 될 것이다.이곳에 北韓 유일의 18홀 규모「평양골프클럽」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골프장을 방문해본 외부인들은 한결같이 평양골프클럽의 풍광이 일품이라고 칭찬하고 있다.
전체 1백20만평방m의 면적에 전장 7㎞에 이르는 골프코스중8홀이 아름다운 호수를 끼고 있다고 한다.게다가 헤저드(장애물)도 별로 없고 전반적으로 코스 설계가 단순해 초보자들도 비교적 부담없이 골프를 즐길수 있다는 평이다.
특히 2천7백평방m 규모의 클럽하우스내에 사우나.레스토랑.라운지 등을 갖춰놓고 완전 자본주의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일정 요금을 낸 외부인은 골프화는 물론 던롭.브리지스톤.빌리듄크등 유명 골프채를 빌려쓸 수 있다.캐디 서비스도 가능하며 호수에서 낚시.보트타기를 원하면 이의 대여도 가능하다.
평양골프클럽은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그러나 비회원도 예약없이 언제라도 사용할수 있다.회원수가 겨우 20~30명 정도이기때문이다.따라서 주로 平壤주재 외교관및 상사 주재원들이 골프장을 이용하고 있다.1회사용요금은 회원의 경우는 3천엔(약2만4천원)이며 비회원은 1만엔(약8만원)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金正日이 골프장 건설에 상당히 간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점이다.平壤방송에 따르면 재일동포 실업인 3백76명의 공동투자로 골프장건설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 82년초. 그러나 골프장 프로젝트는 그해 연말까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北韓 건설일꾼들이 이 프로젝트를「급하지 않은 자본주의 체육오락장」으로 간주,공사를 지연시켰기 때문이다.이같은 사실을 안 金正日은 즉각 골프장 건설을 위한 제반조치 를 취했고,그 결과 87년4월 골프장을 준공하고 그해 9월에 골프장을개장하게 됐다고 한다.
金正日이 골프를 즐기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그러나 자신이 골프장 건설에 간여한 탓인지 金은 가끔 平壤골프클럽에 들르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92년초 이 골프 클럽을 방문한 홍콩의 한 기자에게 골프장의 강정철지배인은『친애하는 지도자 金正日동지가 이곳을 방문했으며 그가 골프를 치지는 않았지만 인민의 건강과 여가선용을 위해 조만간 골프장시설을 더욱 늘릴 것』을 지시했 다고 말한바있다. 물론 골프가 일반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점은 南北韓이 별 차이가 없다.그러나 그 정도는 北韓이 훨씬 심한 것으로 보인다.平壤을 방문한 한 외국기자가 골프얘기를 꺼내자 한주민이『골프채가 정구채처럼 생겼느냐』고 반문해 왔다고 外誌는 전하고 있다.
〈崔源起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