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씨 어머니 사기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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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구본민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는 7일 "서울중앙지법에 신정아(35.여.전 동국대 교수)씨의 파산신고와 개인회생 신청 자료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파산에 이르게 된 배경과 회생 계획을 들여다본 뒤 자금추적을 통해 배후를 밝히겠다는 것이다.

신씨는 서울 서대문세무서와 경북 청송 농협지점에 모두 1억420만원의 빚을 졌다. 그는 2005년 11월부터 빚의 일부를 탕감하고, 일부는 나눠서 갚는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검찰은 신씨가 학예연구실장으로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의 2005년 법인카드 사용내역도 입수해 분석 중이다. 개인회생을 신청할 정도로 자금난에 몰렸던 신씨가 개인적인 용도로 법인카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의 신씨가 오랜 해외도피 생활을 할 수 있는 데는 다른 사람의 금전적 지원이 있을 수 있다"며 제3자의 공모 가능성을 시사했다.

검찰은 이번 주까지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통신 내역에서 나온 자료들을 검토한 뒤 다음주 주요 참고인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신씨의 가짜 학위 의혹을 처음 제기한 장윤 스님,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이 그 대상이다.

◆신씨 어머니도 사기사건 연루=신씨의 어머니 이모(61)씨는 사찰 매매와 관련한 사기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 보은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8일 최모(38.여)씨에게 경북 영덕의 B사찰을 1억2000만원에 팔기로 계약하고 계약금으로 15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씨는 9일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고,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는 게 최씨의 주장이다. 최씨는 지난달 13일 이중매매와 계약금 편취 등 사기 혐의로 이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현재 B사찰은 서모(62)씨의 명의로 돼 있지만 이씨는 최씨에게 "실제 소유주는 자신"이라고 얘기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소환에 응하지 않던 이씨가 10일 출석한다고 전화를 했다.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는 또 다른 사람에게 B사찰을 팔기로 계약한 뒤 계약금을 안 돌려줬다는 이유로 지난달 2일 울산 중부경찰서에도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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