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상설영화관 시네마테크-강의 없을때 영화 한편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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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강의 없을 때 영화보러 오세요.』 이화여대에 국내 처음 캠퍼스내 상설 영화관이 생겨 인기를 끌고 있다.
이대 총학생회가 지난달 29일 학생회관 3층의 20평 남짓한강의실을 개조,1백인치 스크린과 프로젝터.음향시설등을 설치해 마련한「이화 시네마테크」.
서울대 문화관이나 연세대 1백주년 기념관 등에서도 학교측 주도로 간혹 영화를 상영하지만 이화시네마테크는 학생회가 운영하고방학과 시험기간을 제외한 매일 낮12시부터 음악.뮤직비디오와 영화 한편씩을 상영한다는게 다르다.
총학생회장 양성은양(23.정외4)은『학우들의 문화적 욕구를 자율적이고 손쉽게 충족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개관취지를 설명했다. 앨런 파커 감독의『버디』로 테이프를 끊어 개관한지 20여일 지난 이화시네마테크는 대부분의 영화 상영때마다 60여석 자리가 꽉 차 서서 보는 학생이 상당수일 정도로 호응이 좋다.
이곳의 특징은 매주 일정한 주제별로 상영한다는 점.
개관 직후「영화읽기를 시작하며」란 주제로『전함 포템킨』『시민케인』『제3의 사나이』『시티 라이트』등 영화사적 의미가 큰 작품들이 선보였고 이어『사운드 오브 뮤직』『지지』『오즈의 마법사』등 음악영화및 마이클 잭슨의『스릴러』와 같은 뮤직비디오 등을상영했다.
다음주부터는「우리 영화에 대한 몇가지 단상」「만화영화」「갱스터 영화」「프랑스 영화」「로드무비」등이 계획돼 있고 2학기엔「웨스턴 영화」「페미니즘 영화」등을 소개한다.
운영방식은 회원제.
학기회원은 7천원,연간회원은 1만2천원이다.회원이 아니더라도편당 1천원이면 관람이 가능하다.
장소가 좁고 여대라는 특성 때문에 아직 외부인의 관람이 허용되지는 않으나 인근 대학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영화광이 적지 않다.
20일 남짓한 기간에 대학원생.교수를 포함,회원이 1백여명에이를 정도로 대학내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지』를 관람했다는 회원 안창림교수(33.물리학과)는 이화시네마테크의 창설을『학생회가 생활문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반기며『대학내에 다양한 문화공간 형성의 촉진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羅賢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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