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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발.두여자 이야기.아주 특별한 변신 관객끌기 경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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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화제 속에 한국영화 세편이 이번 주말 동시 개봉된다.『두 여자 이야기』『증발』『아주 특별한 변신』이 개봉되면 주요 개봉관에는 『장미의 나날』『투캅스』『매춘4』등을 포함,한국영화 여섯편이 동시에 걸리는 셈이다.여기에 다음주와 다음달 초 개봉예정인『휘모리』『만무방』『49일의 남자』『우연한 여행』등이 가세하면 10편 이상의 국산영화가 동시에 상영돼 모처럼 풍성한 한국영화 레퍼토리가 선보이게 된다.
그러나 국산영화가 한꺼번에 몰리게 된 원인을 알고나면 기뻐할일만은 못된다.『증발』(서울극장계열)과 『휘모리』(대한극장계열)를 제외하면 나머지영화들은 외화에 밀려 보통 두세달 정도 극장 입장을 기다렸던 영화들이다.또 대종상 출품에 맞추느라 급하게 완성돼 개봉날짜도 비슷하게 잡히게 된 것.
지금을 놓치면 여름 성수기에 할리우드 흥행작들에 또 극장을 내주게 되므로 부랴부랴 개봉을 서두르는 데도 원인이 있다.6월부터 8월까지 이어지는 여름방학.휴가철의 극장가 성수기에는 이를 이용하려는 할리우드 흥행작들이 들어오는 것이 보통.따라서 요즘 영화를 선보이지 못하면 추석대목을 지나 11월께는 돼야 개봉을 시도해 볼 수 있는 형편이다.
참고로 작년에 제작된 한국영화 60여편중 주요 개봉관에서 상영된 영화는 그 3분의1도 안되고 극장에 들어가보지도 못한 영화도 20%이상이나 된다.한편의 한국영화가 개봉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産苦가 따른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도 있겠지만 이 세편의 영화 개봉에는 여느 때와 다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이정국감독의『두 여자 이야기』는 「잘된 작품」이란 「입선전」이 이미 많이 돼 있는 영화.서울의 단성사와 씨네하우스를 포함,전국 20개 극장에서 개봉된다.우리부모 세대를 배경으로 본처와 후처가 한 남편과 아들을 놓고 벌이는 갈등.화해의 삶을 꼼꼼한 연출과 서정적 영상으로 그리고 있다.고려영화사는 흥행에 자신을 가지고 있는 모습.한국영화관객동원기록에 도전하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김서라.윤유선.정동환 주연.
前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의 실종사건을 빼박은 정치액션영화 『증발』은 영화평자들과 대종상으로부터의 소외감을 흥행으로 푼다는 단단한 각오를 보이고 있다.이 영화는 공연심의에서 정권에 대한 노골적인 비하가 논란이 됐고,대종상 심사에 외압이 있었다며 신상옥 감독이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다.합동영화사는 21,22일 서울극장에서 모니터 특별시사회를 갖는다.서울.녹색.브로드웨이 극장 등 전국 12개 극장에서 개봉예정.김희라.강리나.신성일 주연.
『아주 특별한 변신』은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에 이은 이석기 감독의 네번째 작품.빠른 화면전환과 의표를 찌르는 카메라워크가 시종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뉴욕을 배경으로 두여성과 남성이 벌이는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물 .이혜영.손창민 주연.중앙.씨네하우스등 전국 12개 극장에서 선보인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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