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외교가>외교센터건립 민자유치로 햇빛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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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서초동 외교센터가 8월 착공된다.
우선 1차로 시작하는 것은 대사관들이 입주할 사무동.지하 2층,지상 12층,연건평8천평 규모로 25개 나라정도가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오는 8월 착공,96년4월께 완공하고 그해 가을부터는 입주할 계획이다.
서울에 상주하는 외국공관은 87개.이 가운데 50여개국은 전세살이를 하고 있다.이들은 서울의 부동산 값이 너무 비싼데다 해마다 껑충껑충 뛰어 전세금 부족분을 메우는데 골치를 썩이고 있다.일부는 외무부에 대놓고 불평도 한다.인근 몇 개 나라 대사를 겸임하고 있는 몇몇 공관은 중국물가와 비교하며 아예 공관을 옮겨야겠다고 협박성(?)사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외교센터가 만들어지면 일반 건물보다 임대료가 싼데다 회의실이나 클럽하우스같은 부대시설도 이용할 수 있어 공간활용도가 훨씬높다. 이 땅은 朴正熙대통령시절인 78년10월 계획을 세우고,82년8월 서울시가 매입해놓은 것이다.그뒤 89년 한남동에 있던 외교안보연구원과 교환해 현재 연구원을 세웠으나,나머지 부지는 땅값도 아직 제대로 갚지 못해 작업이 지지부진했다.
그바람에 이 땅을 서울시나 총무처로 돌려주는 방안까지 검토됐었다고 李東翊대사(외교센터건립실무추진위원장)는 설명했다.
일산에 들어갈 예정이던 외교단지가 취소된 것도 예산조달이 어려워서다.그러다 겨우 실마리를 찾은 것이 民資를 유치하는 방법이다.그것마저 수익성이 없어 지지부진하다 겨우 지난해 일부 업체로부터 긍정적인 조건을 제시받았다.李대사는『별도 의 특혜를 주는 것 없는 조건으로 수익성을 보장하려니 어려웠다』고 말했다. 1단계로 사무동을 건설하는데만 약2백8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현재 적정 이윤을 보장하는 문제를 놓고 금리수준적용등에 대해 재무부등과 협의중이다.다음달에는 사업자 공모와 선정을 마칠 예정이다.
사무동이 3층쯤 올라가면 거기에 모델하우스를 만든다.입주할 외국공관들의 입맛에 맞게 건축단계에서부터 구조를 조정하기 위해서다. 이것이 성공하면 새로 民資를 유치해 2단계로 국제회의장및 클럽하우스.부대시설.쇼핑센터등을 짓고,3단계로 3백50가구가량의 외교관용 아파트까지 세울 예정이다.
사실 대부분 나라가 공관은 어떻게든 유지시켜주고 있다.서울에있는 외교관들에게 가장 불편한 것은 공관이다.지난 92년에는 아프리카의 한 대사가 임대료를 못내 소송당하고 결국 집을 비워준 경우도 있다.
더구나 남산 제모습찾기운동으로 외교관들이 몰려살던 외국인아파트가 헐리면서 한꺼번에 쫓겨났다.
이 단지는 이미 자리잡은 외교안보연구원과도 바로 붙어있어 한단지내에서 외교활동과 생활이 모두 이루어지게 된다.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외교관용 복합건물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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