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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 수상작 한자리에-호암아트홀 7일간 영화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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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앞의 세 작품 외에『투캅스』와『화엄경』도 함께 상영될 대종상영화축제는 매일 영화를 바꾸어 가며 12시.2시반.5시.7시반등 하루 네차례씩 상영한다.입장료는 3천원이다(상영일정 별표 참조). 시상식이 끝난 후 연례행사로 치러오던 대종상영화축제가특히 올해 관심을 끄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대부분의 주요 수상작품들이 미개봉영화로 이번 湖巖아트홀에서의 상영이 실질적인 개봉이나 다름없다는 점이다.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6개부문을 석권한『두 여자 이야기』와 여우주연상을 포함,총 5개부문상을 수상한『만무방』은 대종상시상식이 끝난 후 거의 한달이 지난 4월23일과 5월 초로 극장개봉 날짜를 잡아놓고 있어 그동안 대종상 수상열기를 적시에 흥행에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안팎의 지적을 받아왔다.
작년에 몰아쳤던「서편제바람」도 어떤 면으로는 이같은 영화축제가 불씨를 제공한 데서 비롯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작년 대종상영화축제가 1만3천여명을 동원하는데 큰 몫을 했던『서편제』는 湖巖아트홀 상영기간동안 단성사와 함께『서편제』붐의진원지 역할을 했다.
둘째 이유는 미개봉작 세편을 제외하고도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알프레도 바우어賞과 대종상 감독상을 수상한『화엄경』이 작년에 흥행저조로 작품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불행을 이번에만회해보려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다섯편이 모두 일정 수준이상의 작품성과 흥행성을 띤 영화들로 한 자리에서 다양한 취향의 영화팬들을 만족시킬 수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다시말해 이 영화들은 현재 한국영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표로삼을만하다는 지적이다.
신예 이정국감독의『두 여자 이야기』는 60년대까지만 해도 남아있던 본처와 후처를 두던 풍습을 소재로 인고의 세월로 점철된한국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그러나 이런 소재의 영화들이 대개 한국여성의 자아정체성을 恨에 두었던 것과는 달리,『두 여자이야기』는 건전한 생활력과 모성애를 지닌 발전적인(?)모습으로한국여성의 정체성을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엄종선감독의『만무방』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여인을 놓고 벌이는 두사내의 대결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서 이념의 맹목성까지꼬집은 이채로운 영화다.
『서편제』를 모방했다는 평을 듣고 있지만 한 여성의 파란만장한 국악인생을 그린 이일목감독의『휘모리』도 주목할 만한 영화다. 『화엄경』은 불교의 깨달음 과정을 서정적인 풍광을 배경으로잔잔하게 그린 장선우감독의 작품이고『투캅스』는 한국영화 사상 두번째로 많은 관객을 동원하며 지금도 극장에서 상영중인 강우석감독의 영화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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