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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다보스 포럼' 중국 다롄서 열리는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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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의 첫 '여름 포럼'이 6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大連)시에서 사흘간 일정으로 개막한다. 앞서 5일 저녁에는 다롄 도심에 있는 싱하이(星海)엑스포 센터에서 환영 리셉션이 열렸다.

WEF는 1971년부터 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겨울 포럼을 개최해 왔으나, 중국은 물론 해외의 다른 도시에서 여름 다보스 포럼을 열기는 처음이다. 지구촌이 직면한 도전과 미래의 개척 방향을 모색해온 다보스 포럼이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신흥공업국가 중국을 주목했고, 중국에서 가장 쾌적하고 개방적인 도시로 다롄을 선택한 것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개막식에 참석할 만큼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이 행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전 세계 차세대 지도자들 대거 참석=이번 포럼은 '새로운 챔피언(New Champions)들의 연례 모임'으로 명명됐다. 앞으로 10년 안에 전 세계를 이끌 떠오르는 리더들이 대거 참가한 것이다. WEF 중국 베이징(北京)사무국 관계자는 "세계 90여 개국에서 1700여 명의 경제.정치.언론계 지도자가 참석한다"고 전했다. 중국 측에서는 정계의 샛별인 리커창(李克强) 랴오닝(遼寧)성 당서기를 비롯해 전 세계 통신업계의 다크호스인 중국 이동통신의 왕젠저우(王建宙) 회장, 컴퓨터 업체 레노보의 양위안칭(楊元慶) 회장 등이 참석했다.

크레이그 버렛 미국 인텔 회장, 네덜란드의 물류업체 TNT의 피터 배커 회장 등도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는 SK의 최재원 ENS 부회장 등이 참가했다. 미국의 휴스턴, 인도의 구자라트, 캐나다 퀘벡, 중국의 신흥 도시 관계자들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왜 중국 다롄인가=이번 포럼이 중국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우선 중요하다. 다보스가 내세운 구호처럼 중국이 국제정치뿐 아니라 세계 경제 분야에서도 '새로운 챔피언'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WEF 창설자인 클라우스 슈밥 교수는 "세계 경제의 권력 방정식에 변화가 생기고 있고 세계무대에서 커가는 중국의 영향력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그는 "세계의 중력 중심이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여러 도시들 중에서 유독 다롄이 낙점 받은 이유도 있다. 보하이만(渤海灣) 연안에 자리 잡은 다롄은 겨울에도 얼지 않는 천혜의 부동항이면서 기후와 환경이 쾌적한 도시다. 청나라 말기 미항(美港)을 빼앗기 위해 제국주의 열강인 일본과 러시아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던 곳이다.

샤더런(夏德仁) 다롄시장은 "다롄은 중국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세계화된 도시"라며 "영어뿐 아니라 일본어.한국어.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인력이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개방적이고 세계화된 도시 여건을 살려 다롄은 올 초 인텔로부터 25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아웃소싱 기지로도 도약 중이다.

중국 정부가 보하이만 경제권을 집중 개발하면서 이 지역이 신흥 공업벨트로 떠오르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내년 9월에 2차 여름 포럼이 발해(渤海: 중국명 보하이)만에 인접한 톈진(天津)에서 열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롄=장세정 특파원

◆다보스 포럼=세계의 정치.경제.미디어 분야의 리더 2000여 명이 스위스의 휴양 도시 다보스에 모여 전 세계의 현안을 논의하는 국제적인 포럼. 1971년 클라우스 슈밥 교수가 창설했다. 정식 명칭은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이지만 다보스에서 열려 이런 이름이 붙었다. 빌 게이츠 같은 세계적 기업인뿐 아니라 주요국 정상이나 학자들이 한곳에 모이기 때문에 '민간 유엔 기구' '경제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매년 1월 열리는 연차 총회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여기에서 논의된 내용은 곧바로 글로벌 이슈가 돼 왔다. WEF는 올해 '여름 다보스 포럼'을 신설했고 그 첫 개최지로 중국 다롄을 선정했다. 글로벌 1000대 다국적기업 경영자들이 주로 참석한다. 특히 겨울과 달리 신흥 다국적기업 경영인들이 대거 참가하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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