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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창>베트남版 여자의일생-올리버 스톤감독하늘과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하늘과 땅』은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영화다.월남 공산화 후 베트남을 소재로 제작된 영화는 수십편에 이르지만 다수가 만든 이의 시각에 의해 조각난 모습이었다.그러나 이 영화는 동양에 대한,특히 참전 경험이 있는 베트남에 대한 남다른 집착으로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려 애쓰는 영화작가 올리버 스톤이 특유의 인간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영화라는 점에서 평범한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大河」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는 흐뭇하고 드넓은베트남의 들녘을 비추면서 시작한다.거기 조상을 숭배하고 신앙심깊은 농촌 사람들이 등장한다.소녀 레이 리(헵티 리)와 어머니(조안 첸)는 땅을 일구며 살아온 베트남인의 정신에 대해 이야기 한다.마을 인근의 절과 승려,그리고 아버지는 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레이 리의 인생에 긴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후 레이 리는 베트콩과 미군의 틈바구니에서 혹사당하는 마을을 떠나 미군 병사 스티브(토미 리 존스)를 만나게 된다.미국으로 건너간 레이 리는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는 스티브를잃고 자립하지만 고국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지울수 없 다.적어도 이 영화는 지금까지의 베트남 관련 영화들이 취해온 편리한자기해석과 상업적 결탁에 경종을 울린 의미를 갖고 있다.『하늘과 땅』은 『플래툰』『7월 4일생』에 이어 올리버 스톤이 내놓은 베트남영화 연작의 완결편 성격을 띤다.
사건을 서정적 터치로 몰아가는 그의 작가적 색깔은 이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며 한 여인의 역정을 통해 전쟁과 인생의 커다란 의미를 캐보려 한 야망(?)도 엿보인다.
〈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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