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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많은 요실금, 수술이 능사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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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자신도 모르게 찔끔찔끔 소변이 새는 요실금으로 고생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특히 중년 여성의 경우 30~40%가 요실금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요실금은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병은 아니지만 신체적·사회적 활동에 큰 불편을 초래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발병 즉시 치료해야 한다. 다행히 신문·잡지·TV·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의학 정보에 힘입어 요실금이 치료될 수 있는 질환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는 요실금 환자가 많다는 점이다. 수술을 만능으로 인식하고 수술이 필요없는 경우에도 무턱대고 수술을 요구하는 경우가 잦다. 또 요실금 치료 효과를 높인다며 요실금과 무관한 질성형수술을 동시에 요구하는 여성들도 흔히 있다.

요실금의 치료 방법은 원인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다. 수술만이 능사가 아닌 것이다. 요도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복압성 요실금’은 골반근육운동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방광기능이 지나치게 민감해져 생기는 ‘절박성 요실금’도 적절한 식이요법이나 방광 훈련·약물치료로 잡을 수 있다. 두 가지 증상이 섞여 있는 ‘혼합형 요실금’의 경우도 주 증상에 대한 치료를 우선 시행해야 한다.

이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선행한 뒤에도 완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술을 하는 것이 상식이다. 요실금 수술을 받은 뒤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배뇨증상이 더 나빠졌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왕왕 있다. 이는 주 증상을 잘못 파악해 엉뚱한 수술을 했기 때문이다. 잘못된 수술로 인해 염증·잔뇨감·성감 저하·보행장애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볼 때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종복 국립의료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