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밀리는 현대차 판매 목표도 내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현대자동차가 중국 및 미국 시장의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주력 모델의 가격을 내렸다.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합작회사인 베이징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31만 대에서 26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7월까지의 판매실적이 예상을 밑도는 12만8574대에 그친 때문이다. 2002년 출범한 베이징현대차가 목표를 하향 조정한 것은 처음이다. 이 회사는 판매 부진으로 6월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지금은 8위에 머물고 있다.

 현대차의 부진은 일본 등 경쟁업체들의 가격 인하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베이징현대차는 1일자로 주력 모델인 아반떼XD(수출명 엘란트라), EF쏘나타, 베르나(수출명 엑센트)의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인하 가격은 아반떼XD는 1만4000~1만5000위안(약 174만~186만원), EF쏘나타는 1만6000위안(약 200만원), 베르나는 5000~8100위안(약 62만~100만원) 등이다.

 베이징현대차는 5월 중국 내 딜러들에게 차 한 대당 7000~1만 위안의 특별 인센티브를 지원한 바 있다. 가격을 직접 내리는 대신 우회적인 인하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런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더 떨어지자 최근엔 1만 위안(약 125만원)의 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본지 9월 3일자 e1면>

 하지만 아예 가격인하라는 좀 더 공격적인 방식을 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력 차종의 가격경쟁력을 회복하고 내년 5월 신형 아반떼 생산·판매가 본격화하면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수준의 점유율(4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올해 미국 시장 판매 목표를 55만5000대에서 51만 대로 하향 수정했다. 이는 판매부진보다 미국 시장의 수요 자체가 준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자동차 시장조사회사인 오토데이터 등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미 시장의 자동차 수요는 955만722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86만9383대)보다 30만 대 정도 줄었다는 것이다. 올 들어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9%로 지난해 2.8%보다 약간 올랐다.

한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