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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감염력은…] 독감 환자엔 '제2의 사스' 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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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내에서도 조류독감이 사람한테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태국이나 베트남에서 최근 사람이 조류독감에 전염돼 숨지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바이러스가 사람 간에는 옮긴 사례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인체 전염력은=정확히 드러난 게 없다. 감염자 중 얼마나 사망하는지도 정확하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최근의 동남아 확산 사태를 미처 예상치 못했다. 1997년 처음으로 홍콩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람 16명이 숨졌고, 지난해 홍콩과 네덜란드에서 각각 한명이 사망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베트남이나 태국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됐거나 사망한 사람은 대부분 닭.오리를 기르거나 그 이웃에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조류에 직접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 WHO는 닭.오리의 배설물이나 사체 (死體)에서 사람이 감염된 것으로 본다.

문제는 사람 간 전염 여부다. 세계 보건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만약 독감에 걸린 사람한테 조류독감이 침투할 경우 두 바이러스가 유전자 재조합을 일으키면서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지난해 봄 전세계를 강타했던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발생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97년 홍콩과 같은 H5N1형이지만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새로운 바이러스로 판명됐다.

◆유의사항=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베트남이나 태국 등지를 여행 자제지역으로 지정하지는 않고 있다. 사람 간 전파가 있을 경우 그렇게 한다. 질병본부 김영택 예방접종관리과장은 "해당 국가를 여행할 때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그 지역에서 닭이나 오리를 먹을 때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지난 23일 태국산 닭고기 수입을 금지했다. 이미 수입돼 유통 중인 닭과 국산 닭.오리는 익혀 먹으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달걀이나 오리알에는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없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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