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식 현장경제 읽기 통계 ‘숫자들 관계’가 중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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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호 10면

월마트의 상품 배달 시간이 전달보다 길어졌는지 짧아졌는지를 살펴보고, 미국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지 죽어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사람이 있다. 또 1964년형 시보레 승용차에서 3개의 나사를 빼내면 경제에 어떤 영향이 미칠까를 따져보는 사람이 있다.

아직도 세계경제에 입김이 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전 의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린스펀은 경제 통계나 이론을 현실에 단순히 적용하지 않는다.

우선 각 경제요소마다 상호 연관성을 면밀하게 따졌다. 평생 통계 숫자의 관계를 연구해 현장 경제의 흐름을 예측하고 대처한 셈이다.

이런 관계를 응용해 경제 현장에서 돈을 버는 사람도 많다.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의 강방천 회장은 각 경제 요소의 상호 관계를 파악해 투자 결정에 응용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중국과 러시아가 잘살게 되면서 비행기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는 통계 수치가 있다. 당연히 각국 항공사들이 잇따라 여객기 주문을 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이런 관계를 아는 사람이라면 어디다 투자를 하겠느냐”고 반문한다. 향후 엄청난 수익을 낼 항공기 제작 업체나 부품회사의 주식을 사둬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귀띔이다. 종자돈 1억원을 투자해 1년 만에 53억원을 번 사람의 말이니 믿을 만도 하다.

한숨은 돌렸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주식시장 등 세계 경제가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7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의 8월 실업률 통계가 나온다. 이 수치는 실물경제의 최신 상황을 보여주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업률이 전달(4.6%)보다 높게 나온다면 시장은 또 한차례 충격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매일 쏟아지는 통계 수치를 읽고 인과 관계를 따져 현장 경제의 흐름을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주는 월초라 통계 수치도 많이 발표될 예정이다. 때마침 1일은 통계의 날이기도 하다. 공식 통계만 1000여 개나 되는데 이들숫자들의 관계를 잘 따져 보면 생활경제에 활용할 것이 많다.
 
▶지난 주

1일 현대차 파업 찬반투표 가결, 파업유보 =현대차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조합원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해 가결시쿆켰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기간이 끝나는 4일부터는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노조는 1일 파업 유보를 선언했다.
1일 주택청약가점제 시행=분양가 상한제와 함께 청약가점제를 시행. 앞으로는 주택청약 통장별로 당첨 기회가 확연히 달라진다.
 
▶이번 주

7일 한국은행 콜금리 결정회의=7월과 8월에 연속 콜금리 인상 뒤 서브프라임 사태로 홍역. 전문가들은 동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7일 미국 8월 실업률 발표=월스트리트는 7월과 마찬가지로 4.6%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 등으로 실업률이 이보다 높게 나오면 시장은 또 한차례 충격에 휩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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