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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 각축-대종상 어떤 작품이 차지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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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는 토요일(4월2일)오후5시 국립중앙극장에서 시상식을 펼칠제32회 대종상 영화제의 막판 경쟁이 치열하다.
대종상 영화제는 25일 예심을 거친 후보작 명단이 발표되고 본심 심사위원도 확정됨에 따라 경쟁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본심위원은 장일호씨(영화감독)등 영화인 6인과 강한섭씨(영화평론가)등 영화관계자 5인등 모두 11인으로 확정됐다.지난해 본심위원을 지냈거나 영화와 관련이 없는 문화관계인사는 배제한다는 원칙에 따라 선정했다는 것이 집행위원회측의 설 명이다.강한섭씨외에 이용관씨(부산 경성대 교수),주진숙씨(중앙대 교수)등젊은 평론가들이 3명이나 참여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전체 20개부문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문은 역시 작품상이다.현재『두 여자이야기』(이정국 감독),『만무방』(엄종선 감독),『증발』(신상옥 감독),『화엄경』(장선우 감독),『휘모리』(이일목 감독)등 5편이 올라있는데 이중『두 여자이야기 』와『화엄경』이 수상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두 여자이야기』는 50년대에서 70년대까지 한국의 어머니들이 쌓아온 한의 세계를 잔잔하게 그린 영화로 이정국감독의 롱 테이크(장시간 촬영)를 사용한 호흡 긴 연출이 돋보인다.자칫하면 신파로 빠지기 쉬운 소재이지만 과도하게 감정을 자아내지 않는 방향으로 가져감으로써 전체적으로 균형을 잃지않고 있다.신인감독의 작품으로선 새로움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근래에 나온 한국영화로는 보기드문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화엄경』은 소년 선재의 구도에의 방황을 로드 무비의 형식에담은 영화다.지난해 개봉때에는 별로 큰 반향을 얻지 못했지만 최근 베를린 영화제 알프레드바우어상 수상과 함께 재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다.현실적인 것과 우화적인 것을 결합 시키려는 원래의 의도가 조금 매끄럽지 못하게 이루어진 것이 흠이긴 하지만 불교적 구원을 영상에 담으려한 감독의 의욕은 높이 사줄만한 영화다. 감독상은 박광수 감독(『그섬에 가고싶다』),박철수 감독(『우리 시대의 사랑』),엄종선감독(『만무방』)등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박광수 감독은『그섬에 가고싶다』가 의외로 작품상 후보에서 탈락하고 말았지만 감독상에서는 그만큼 수상가능 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우리 시대의 사랑』에서 새로운 연출방식을보여주려한 박철수감독이 강력한 라이벌이 될 듯하다.
남우주연상은 현재로서 가장 예상하기 어려운 부문이다.『투 캅스』로 경이적인 성공을 거둔 안성기.박중훈이 버티고 있고 『백한번째 프로포즈』의 문성근도 만만치않다.게다가 장동휘(『만무방』),김희라(『증발』)등 베테랑들의 추격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종상은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운영되고는 있지만 후보작선정에서 다소 문제점을 드러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무엇보다도작품상 후보 다섯편중 극장 미개봉작이 네편이나 되는 것은「관객과 함께 하는 행사」를 표방한 대종상의 이미지 자체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일반관객들이 보지못한 영화들이 다수 후보로 선정되면 그만큼 관객들과 동떨어진 행사가 되기쉽다고 영화관계자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상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도이는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꼽히고 있다.
〈林載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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