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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류시앙 '허들의 제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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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과연 '황색 탄환'이었다.

중국의 류시앙(24)이 31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7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10m 허들에서 대 역전극을 펼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류시앙은 긴장한 듯 레이스 초반 페이스가 더뎠으나 50m 지점부터 추격전을 전개, 일곱 번째 허들(전체 10개)을 넘어서면서 선두로 나선 끝에 1위로 골인했다. 기록은 12초95로 지난해 7월 자신이 세웠던 세계기록(12초88)엔 못 미쳤으나 2위 테렌스 트라멜(12초99)과 3위 데이비드 페인(13초02.이상 미국)을 여유 있게 제쳤다.

동양인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단거리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류시앙이 처음이다. 류시앙은 내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여자 200m 결승에서는 미국의 앨리슨 펠릭스(22)가 21초81로 100m 우승자인 자메이카의 베로니카 캠벨(25.22초34)을 2위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땄다. 펠릭스는 2005년 헬싱키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펠릭스는 초반 캠벨에게 뒤졌으나 직선주로에 들어서면서 폭발적인 가속으로 앞서 나가 완승했다. 3위는 수산티카 자야싱헤(스리랑카)가 차지했다.

여자 20㎞ 경보에서는 러시아의 올가 카니스키나(22)가 폭우 속을 뚫고 1시간30분09초로 팀 후배 타티아나 세미아키나(20)를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러시아는 이 종목에서 4회 연속 우승했다. 한국의 김미정(28.울산시청)은 1시간41분33초로 완주자 33명 중 26위로 골인했다.

남자 400m 릴레이 준결승에서는 자메이카가 38초02로 미국(38초10)을 누르고 2조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미국의 간판 타이슨 가이(25)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출전하지 않았으나 결승에는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같은 조에서 일본은 아시아신기록(38초21)을 세우며 3위로 골인, 결승에 올랐다.

미국이 결승에 진출함에 따라 남자 100m와 200m를 석권, '새 인간 탄환'으로 등극한 가이가 '스프린트 트레블'(단거리 3관왕)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선수권 스프린트 트레블은 1999년 대회 3관왕 모리스 그린(미국) 한 명뿐이다. 칼 루이스(미국)가 83, 87년 대회에서 연거푸 3관왕에 올랐으나 멀리뛰기 종목이 포함돼 스프린트 트레블은 아니다.

가이가 400m 릴레이에서 우승하려면 단거리 라이벌 자메이카의 벽을 넘어야 한다. 자메이카는 주전 선수들의 최고기록에서 미국에 앞선다. 또 하나 변수는 팀워크다. 2005년 헬싱키 대회에서 미국의 저스틴 게이틀린은 100m와 200m에서는 금메달을 땄으나 400m 릴레이에선 동료가 바통을 떨어뜨리는 실수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가이는 10월 3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007 대구국제육상대회에 출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서상택 대한육상연맹 총무이사는 이날 "연맹이 오사카에서 가이의 매니저를 만나 대구대회에 공식적으로 초청했다"고 말했다. 가이는 지난해 대회에도 출전했었다.

오사카=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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