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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희 性칼럼] 남의 ‘물건’ 크다고 부러워 마라

중앙일보

입력

페니스에 플라스틱 링을 삽입하거나 음경확대술로 성기를 크게 만들어 다니는 남자들은 대부분 학력이 낮은 그룹의 사내들이다. 사고의 범위가 좁을수록 신경 에너지가 본능적인 것에 집착함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하지만 고학력의 남성일지라도 섹스나 그것을 수행하는 페니스에 무관심한 것은 절대 아니다. 목욕탕 등에서 서로 마주치는 남성들이 페니스를 흘깃 쳐다보고 마음속으로 자신의 것과 비교하는 행위가 페니스 내지는 섹스에 관한 경쟁심리 때문이라는 주장이 거의 학계의 정설로 굳어진 상태다.

이런 불필요한 경쟁은, 큰 페니스가 여성에 대한 자극성이 강하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인데 실생활에서 사이즈와 성적 자극이 서로 병행하는 관계인가 하면 그 대답은 “노”다. 그리고 크다는 인상이 여성을 좀 더 강하게 감격시키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라고 한다. 왜냐하면 동물실험의 경우 성기가 크다는 조건이 암놈 무리를 독점하는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사실에서도 그것이 증명된다.

이코노미스트 하지만 인간은 성기가 커야 여성을 오르가슴으로 신속하게 몰아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마치 사이즈가 큰 거포가 작은 대포를 압도한다는 군사적 이론을 듣는 것과 같다. 그런데 그 우열을 가리자면 사이즈에 대한 인종별 스탠더드가 필요하고, 그것은 학계가 발표한 연구논문 속에 대체로 기록돼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의 페니스 사이즈는 동양인보다 유럽의 백인들 것이 크고, 백인들보다는 아랍인들의 페니스가 굵으면서 긴 편이다. 한국비뇨기과학회에 발표된 한국인 평균 사이즈는 평상시 길이 7.4cm인데 비해 발기했을 때는 길이가 12.7cm, 둘레가 11.5cm로 확장되는 것이 정상이라고 한다.

이런 통계수치를 놓고 보면 페니스에 관한 자신감 상실이 그 크기보다 성적 능력에 더 큰 손상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웬만하면 다 그 정도의 사이즈는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 페니스가 남보다 작다고 하는 ‘스몰 페니스 콤플렉스’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은 시각상의 오차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내 것이나 남의 것이나 동일한 위치에서 관찰한다면 그런 오해가 발생할 여지가 없는 것이지만, 내 것은 위에서 아래를 향해 내려다보는 불편한 시각, 남의 것은 측면에서 전체 길이가 충분히 노출된 상태로 본다는 이점 때문에 측면 관찰 쪽이 더 크게, 그리고 탐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필자는 그런 소근 공포증에 푹 젖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 하는 말이 곧 페니스에 있어 중요한 것이 크기가 아니라 지속력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말하면, 18세에서 22세 사이 젊은 남성의 발기 지속시간은 평균 1시간 정도다.

킨제이 보고서에 의하면 이런 페니스에 성적 자극이 가해지면 6~7시간까지도 발기가 지속될 수 있다고 한다. 궁합이 잘 맞는 남녀가 만나면 6시간까지 섹스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여기서 나온 말이다.

불과 100여 년 전만 하더라도 40대 후반이면 생식능력이 없어졌고, 60대 연령 군에서는 발기 지속시간이 평균 7분대를 못 넘겨 성생활을 포기했던 것으로 학자들은 추리한다.

그런 실력이었으므로 킨제이 시대의 일생 성교 횟수가 2200회밖에 되지 못했던 우리의 성생활이 미국의 5000회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은 자축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페니실린과 더불어 20세기의 최대 발명품이라는 ‘실데나필’이라는 발기유도제가 개발, 시판 중인데 문제는 50, 60대 남자들을 위한 이 약이 젊은이들이 애용하는 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발기 능력을 가지고 있는 남자가 조금 더 강력한 페니스의 경도(硬度) 유지를 위해 습관적으로 사용한다는 항간의 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과욕이다. 젊었을 때는 자연스럽게 발기 메커니즘에 그냥 맡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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