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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39) 서울 동작갑 열린우리당 박병영씨

중앙일보

입력

“외국에 나가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16만명 이상입니다. 서글픈 현실이죠. 교육 전문가로서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비에 눌려 지내는 학부모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해결해 보고 싶습니다.”

서울 동작갑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박병영(44) 동작교육문화포럼 대표는 공교육 붕괴 대책으로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우수 교원을 확보하는 데 획기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재지변에 준하는 재해가 생기면 재해 극복을 위한 예산 집행을 최우선적으로 하듯 교육에 긴급 수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이 바로 서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위기감으로 교육을 살리는 일에 전력투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자긍심을 갖고 가르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돼요. 선생님들의 권위가 회복되지 않는 한 공교육 정상화는 허공의 메아리에 그치고 맙니다.”

제도의 차원에서는 교육 제도 전반의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교육부 장관이 다섯 분, 김대중 대통령 시절엔 일곱 분이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시정책을 비롯해 교육정책이 바뀌고 장관이 바뀔 때마다 정책의 틀이 바뀌었습니다. 이쯤 되면 시스템과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입니다.”

박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 후 22년간 공직에 있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치른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다시 시험을 봐 교육부에 발령을 받은 그는 83년 동작교육청 개청 작업에 참여했다. 교육청에서는 교육 행정과 학원 담당 업무를 맡았다. 이후 줄곧 교육 분야에서 일했다. 95년엔 최연소 민선 서울시 교육위원이 됐고,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학업을 지속해 97년 모교인 동국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 대학 정치외교학과 등에서 강의를 했다. 87년 그가 노량진초등학교에 근무할 때 만난 부인은 상도초등학교 등 동작구 관내 초등학교에서 20여 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다.

2002년부터 그가 꾸리고 있는 동작교육문화포럼은 동작 지역의 교육문화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연구와 상담 활동을 하는 한편 이 곳에서 교육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박병영 동작교육문화포럼 대표는 작은 시골 마을 출신이지만 꿈은 남부럽지 않게 컸다고 말한다.국회의원이 되려는 것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기 같은 꿈을 심어 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성실히 살면 꿈을 이룰 수 있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사진은 지난해 말 청운보육원을 방문한 박씨와 이 보육원 아이들.

열린우리당에 참여한 박씨는 노무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선거구제에 대해서는 이 당의 당론인 중대선거구제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현실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 정부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여소야대의 국회가 국정을 뒷받침해 주지 않아 빚어지고 있는 정책 오류라고 봅니다. 돈 안 드는 선거 등 정치개혁, 서민·중산층의 생활안정을 위한 부동산 대책, 지방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지방분권화 등은 누가 하든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구요. 비서실 진용이 새로이 갖춰지고 대통령 측근들의 문제가 일단락되면 국정도 안정될 거로 봅니다. 노무현 정부는 꼭 성공해야 합니다.”

지역구의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그는 서청원 한나라당 의원을 지목했다. 이 지역에서 5선의 관록을 쌓은 서 의원은 제 1당인 한나라당 고정표에 23년 이상 지역 관리에 공을 들인 덕에 고정 인물표까지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 임실의 작은 마을에서 중농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꿈은 컸습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저와 같은 꿈을 심어 주고 싶습니다. 성실히 살면 꿈을 이룰 수 있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싶습니다. ”

그는 지역구인 동작 지역에 대해 주민들의 삶의 질과 문화 복지 수준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동작은 서울의 25개 행정구역 중 구세(區勢)가 20위 이하입니다. 국립묘지와 사육신묘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풍수상으로는 서울 최고의 명당인데 말이죠. 우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낙후된 교육환경을 개선하겠습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현안들을 풀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저에게, 준비 된 교육 전문가로서 끼를 발휘할 기회를 주십시오. ”

이필재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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