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탈레반 인질 12명 풀려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29일 오후 탈레반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 19명 중 한지영씨 등 3명이 1차로 석방된 것을 시작으로 모두 세 차례에 걸쳐 12명이 풀려났다. 이날 2차로 풀려난 고세훈씨(中)와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여성 4명이 가즈니주 피르 사바즈 지역에서 기다리고 있던 국제적십자위원회 관계자들과 차량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가즈니주 로이터=뉴시스]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 19명의 전원 석방 방침을 밝힌 지 하루 만인 29일(이하 한국시간) 12명이 풀려났다. 남자 2명과 여자 10명이다.

이날 오후 5시10분쯤 한지영.안혜진.이정란씨 등 여성 3명이 먼저 석방됐다. 그리고 몇 시간 뒤 고세훈(남)씨와 이선영.임현주.유정화.이지영씨 등 여성 4명이 추가로 풀려났다. 오후 11시20분엔 유경식(남).서명화.이주연.차혜진씨 등 4명이 3차로 석방됐다. 인질 12명이 모두 풀려난 뒤 탈레반 측 협상 대표인 카리 바시르는 AFP 통신에 "나머지 인질 7명은 목요일(30일)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지영씨는 석방 장소로 이동 중 본지와의 통화에서 밝은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밝힌 뒤 "안혜진.이정란씨와 함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12명의 석방 사실을 확인했다. 조희용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여성 3명이 우리 측에 안전하게 인도됐다"며 "건강은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9명의 추가 석방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 역시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본지 통신원 알리 아부하산(가명)은 29일 오전 "탈레반 고위 사령관이 남성 인질을 포함해 오늘 중 12명을 풀어줄 것이라고 밝혔다"고 알려 왔었다. 석방 절차와 관련, 아부하산은 "이날 오후 탈레반이 인질 12명을 세 차례에 걸쳐 현지 부족 지도자에게 넘겨줬고, 이 원로가 다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관계자들에게 인도했다"고 말했다. 이 부족 지도자는 13일 탈레반으로부터 김지나.김경자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ICRC 측에 인도했던 하지 자히르다.

풀려난 여성들은 김지나.김경자씨 때와 마찬가지로 이슬람 전통 스타일의 스카프를 둘러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다. 이들은 국제 지원기구인 지방재건팀(PRT) 기지로 이동했으며, 그곳에 대기 중이던 동의부대 의료팀으로부터 건강상태를 점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피랍자들이 다 모이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다 함께 귀국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민항기를 이용해 귀국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예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