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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의 날(분수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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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상의 모든 생물은 물 없이는 못산다. 그래서 「물은 곧 생명」이라는 정의는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니다. 인간의 음용수 뿐만 아니라 식물을 얻는데도 물은 불가결의 요소다. 쌀 1t을 생산하는데는 물 2천t이 소요되며,2년짜리 암송아지가 자라서 우리 식탁에 한 접시의 요리로 올라오기까지 최소한 1만여ℓ의 물이 필요한 것이다.
모든 공산품의 생산에도 물은 불가결의 요소다. 종이 1t을 생산하는데 14만ℓ의 물이 소요되며,철강 1t에는 24만7천ℓ,휘발유 1배럴을 정제하는데는 1천3백ℓ의 물이 있어야 한다. 물은 인간의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식량·농업·공업·전력생산·교통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의 증가와 공업의 발달에 비례해 세계적으로 물의 소요량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구전체의 물사용량은 1950년대에 비해 현재 3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서기 2000년께면 물부족은 세계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 여러 도시들은 벌써부터 물절약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예컨대 북경은 식수사용량을 가정별로 할당하고 이를 초과했을 경우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주의 수도국은 기관 수요가들에게 1천입방m의 수돗물을 절약할 때마다 1백25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함으로써 연간 5억4천입방m나 절약했다고 한다. 멕시코시티와 싱가포르는 절약형으로 설비를 개선하고 물값을 크게 올려 사용량을 10∼14%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나라도 물부족현상은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다.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평균보다 많지만 대부분이 여름 한철에 집중돼 있다. 갈수기엔 지역에 따라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으며,강물오염을 심화시켜 식수파동을 겪고 있다. 이미 10여년전부터 공급량이 수요량에 못미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가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수계에 물부족사태가 심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물은 공짜」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2일은 유엔이 정한 「물의 날」이다. 이를 계기로 물은 「유한한 자원」이란 각성아래 절약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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