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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이신바예바 땄다! 금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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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미녀 새' 이신바예바가 28일 밤 열린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4m80cm를 뛰어넘고 있다. [오사카 AP=연합뉴스]

'미녀새' 엘레나 이신바예바(25.러시아)가 '오사카 밤하늘의 별'로 떴다.

이신바예바는 28일 밤 일본 오사카 나가이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 세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4m80㎝를 넘어 2위 그룹을 여유 있게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에 이어 2회 연속 세계 정상이다. 2, 3위는 나란히 4m75㎝를 넘은 카테리나 바두로바(체코)와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러시아.이상 시기차순)에게 돌아갔다.

5만여 관중의 열띤 응원을 받으며 그라운드에 들어선 이신바예바는 1차 시기에서 몸을 풀 듯 4m65㎝를 가볍게 넘었다. 이어 3단계를 건너뛴 뒤 도전한 4m80㎝에서는 바를 떨어뜨렸으나 다음 차례에서 어렵지 않게 성공시켰다. 2위 그룹이 4m75㎝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금메달을 확정한 이신바예바는 바를 자신의 세계기록(5m1㎝)보다 1㎝ 높여 놓고 세계신기록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이신바예바는 러시아 국기를 펼쳐들고 그라운드를 돌며 금메달 세리머니 겸 작별 인사를 했고 관중은 기립박수로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의 인기는 단연 톱이다. 훈련장이든 경기장이든 가는 곳마다 구름 인파다. 체조 유망주에서 육상으로 전향한 그는 은퇴 후 모델을 꿈꾸고 있다. 15세 때 1m74㎝까지 자란 키 때문에 체조를 중단해야 했지만 모델로서는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모델 지망생답게 끼도 넘친다.

"관중이 많으면 신이 나고 행복해진다. 점프에 필요한 건 관중의 함성이지 상금이나 금메달이 아니다."

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대회는 비바람과 저온의 악천후로 경기가 이틀씩 연기되는 파행을 겪었다. 그런 악조건에서도 이신바예바는 기어코 5m1㎝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관중의 성원에 보답했다. 그는 "헬싱키 시민들의 응원이 없었으면 포기할 뻔한 경기였다. 일본 국민도 그런 열정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경기 전에 말했다. 그 말대로 일본 팬들은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줬다.

그는 헬싱키 대회 이후 신기록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4m91㎝)와 올해 2월(4m93㎝) 한 차례씩 실내 세계신기록을 세웠지만 실외에서는 2년째 무소식이다(이신바예바는 지금까지 실외 11차례, 실내 9차례 등 모두 20차례 세계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주목해 달라고 했다. 지난해 비탈리 페트로프 코치를 영입한 이후 바뀐 자세에 대한 적응이 끝났고, 점프에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페트로프는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영웅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를 지도했던 코치다.

한편 남자 100m에서 우승한 타이슨 가이(25.미국)는 200m 예선.준준결승을 모두 조 1위로 통과, 2관왕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준결승은 29일, 결승전은 30일이다.

오사카=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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