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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리의미국유학통신] 미국서 ‘부실 학교’ 가려 내려면 ‘연방정부 인가’ 맹신은 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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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국에서 학력 위조가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부실한 학교를 다녔으면서 대단한 학위인 양 자랑하다가 구설수에 오른 경우도 많은 듯합니다. 미국의 학교 인가가 어떻게 이뤄지기에 ‘부실 학교’ 얘기가 나올까요?

 교육부가 학교 인가를 일괄 관리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의 학교 인가(Accreditation) 시스템은 복잡합니다. 약 50년 전까지는 미국도 연방정부가 직접 학교 인가를 했습니다. 지금은 전국을 10개 지역으로 분할해 각 지역 담당 공식인가기관이 인가 업무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립 또는 비정부기관들이지요.

 물론 미국의 학교 광고들을 보면 여전히 ‘주정부 인가’ ‘연방정부 인가’라는 것을 자랑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학교의 질에 대해 정부가 보증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미국의 주정부나 연방정부는 그저 교육사업체가 정부에 등록을 하도록 법을 만들어 놓았으며, 교육사업체가 적절한 운영을 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뿐입니다. 따라서 정부의 인가를 받았다는 것은 학교로서 기본적인 격식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에 불과합니다. 다른 학교에서 그 학교의 학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얘기지요.

 미국의 여러 학교 인가 기관 중 가장 명성이 높은 것은 미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학교 인가를 진행하는 Western Association of Schools and Colleges, Middle States Association of Colleges and School, New England Association of Schools and Colleges 등 6곳입니다. 이 중 한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인가 기관이 바로 Western Association of Schools and Colleges입니다. 간단히 WASC(와스크)라고 읽습니다.

 WASC는 캘리포니아·하와이·괌 등에 있는 학교를 심사해 인가를 해주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총 3500개가 넘는 학교를 인가했습니다. WASC의 인가 기준은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실력 있는 교수진, 수준 있는 커리큘럼 등을 요구하며 자체 평가서와 정기적인 보고서, 외부 심사를 통해 질 높은 교육을 추구합니다.

WASC 인가를 받은 학교를 ‘제대로 된 정식 학교’라고 보면 됩니다. 이들 학교끼리는 서로의 학점을 인정해 줍니다.

 유학할 때는 자녀가 다닐 학교가 어떤 인가를 받았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가가 없는 학교(Non-accredited School)에 다니다 인가 학교(Accredited School)로 전학하려면 초·중학교의 경우 학점이 인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고등학교 이상부터는 인가가 나온 학교의 학점만을 인정하게 됩니다.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케빈 리 미국 미주교육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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