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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창업 하는데 한국 22일 … 호주는 이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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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우리나라가 서비스업 진입 문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나라 중의 하나로 나타났다. 이를 테면 서비스 업종을 창업하는 데 호주는 이틀 걸리는 반면 한국은 창업기간이 평균 22일로 조사됐다. 그만큼 서비스업 진출 장벽이 까다롭다는 이야기다. 이는 한국은행이 24일 펴낸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진입장벽 현황 분석'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한국은 또 서비스업종 10개 중 3개가 정부 독점 상태이거나 지정.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하기 가장 힘든 나라=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은행(IBRD)이 지난해 기준으로 각국의 시장 진입 규제 현황을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는 전 세계 175개국 중 116위를 기록했다. OECD에 가입한 29개국을 비교해도 한국은 최하위권인 28위에 머물렀다. 순위가 낮을수록 시장 진입 규제가 까다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OECD 국가 가운데 그리스만 한국보다 진입장벽이 더 높았고, 시장 진입장벽이 가장 낮은 나라는 캐나다였다.

우리나라에서 서비스업 시장 진입을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는 12개로, OECD 평균(6.7개)의 두 배에 육박했다. 캐나다.뉴질랜드.호주 등은 필요 절차가 2개뿐이었고 미국(5개).영국(6개)도 5~6개 수준이었다. 시장 진입에 걸리는 기간도 22일로 OECD 평균(18.4일)보다 훨씬 길었다. 가장 짧은 호주는 이틀 만에 시장 진입이 가능했다.

◆변호사.의사 크게 부족=표준산업 분류를 기준으로 국내 543개 서비스 업종에 대한 법적 진입장벽 조사(올해 6월 말 기준)에서 법적 진입장벽이 있는 업종은 366개로 전체의 67.4%를 차지했다. 이 중 정부 독점이나 지정.허가.인가.승인 등 높은 법적 진입장벽이 있는 업종이 172개로 31.7%나 됐다.

특히 인구 대비 의료.법무서비스 인력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변호사 1명당 인구 수는 5758명으로 다른 OECD 국가 평균(1330명)보다 크게 적었다. 한은은 국내 변호사 시험의 연간 합격자 수를 1000명에서 2000명으로 늘려도 국내 변호사당 인구 수가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아지는 데는 17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의사 수 역시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1.6명에 불과해 OECD 평균(1000명당 3명)에 비해 크게 부족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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