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컬러시대 제품경쟁력 색에 달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色이 곧 경쟁력이다.품질은 기본으로 갖춰야 하는 것이고 이제부터는 여기에다 색으로 승부를 거는 시대가 왔다.
같은 상품이라면 누가 소비자의 시선을 잘 끄느냐,즉 누가 색을 잘 쓰느냐로 결판나게 된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잘 읽어 제품의 유행색을 만들어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계절마다 유행하는 색을 리드하는 것은 역시 패션업계.
패션업계의 유행색은 20개국 유행색협회의 모임인 국제유행색위원회(Inter Color)에서 1년에 두번씩 각국대표들이 모여 결정한다.국내 업계는 여기에서 제시된 색과 프랑스.이탈리아등에서 열리는 패션쇼에서 등장하는 색,그리고 자체 조사한 소비자의 취향변화등을 참고해 다음시즌에 유행할(또는 유행시킬)색을정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정해진 올해의 유행색은 노랑.차이나블루.빨강이다.이들은 자연.향수.순수.동양적 신비등을 담고 있는 색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반영하고 있다.특히 차이나블루는 中國의 경제적인 부상과 맞추었다.
선경인더스트리의 尹明子씨(디자이너)는『일반소비자들도 최신 패션정보를 접하고 있어 유행변화에 매우 민감해졌다』며『색의 유행추세를 빨리 읽어 제품에 반영해야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색 하나로 판매실적이 좌우되는 립스틱의 경우 패션과의 조화가관건이다.얼굴화장을 아무리 그럴듯하게 하더라도 입고 있는 옷의색과 맞지 않으면 맨 얼굴만 못하기 때문이다.
올봄은 오렌지색이 주종이다.토속적이면서도 강렬한 자연미를 발산하기 때문에 자연으로의 복귀를 추구하는 올봄의 패션과 천생연분이라는 것.오렌지색에 조금씩 변화를 준 트로픽오렌지(태평양).스칼렛오렌지(럭키).샤데이오렌지(피어리스)등 다 양한 립스틱이 여성들의 입술을 물들이고 있다.
립스틱은 유행색을 잘 예측하면 크게 히트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쌓이는 재고품만 바라보아야 한다.오렌지색을 먼저 치고나간 태평양의 경우 2월 한달동안 립스틱을 66만개(약 40억원)나팔아 지난해 같은기간의 두배이상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색이 곧돈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가전제품도 색이 중요하다.과거 흰색 일변도의「白色家電」에서 최근에는 패션 뺨치는「컬러家電」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밥솥.전화기.식기건조기.카셋등 소형제품은 92년 말부터 컬러화 바람이 불어 지금은 사용되는 색의 수를 일일이 세기 어려울정도다.또 대형냉장고는 암회색계통의 대리석색,TV는 나무색이나붉은 빛의 이태리대리석색,오디오는 금색이 새로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는 과거 검정색이 중심이었으나 점점 자주색.노란색.베이지색등 밝고 다양한 색으로 바뀌어가고 있다.특이한 것은 차종.
모델.판매지역별로 어울리는 색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88년형 르망레이서는 검정색이 베스트셀러였는데 신형 르망의 경우 검정색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또 옥색 엘란트라는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내수시장에서는 외면당했다.
그래도 대형차는 아직도 짙고 무거운 색이 많다.최근 선보인 그랜저3.5와 아카디아는 각각 검정색과 캔터베리그린(검정에 가까운 짙은 녹색)을 중심색으로 삼았다.
***自動車도 다양화 이밖에 가구.싱크대등 인테리어제품과 그릇.조리기구등 주방용품들도 소비자들의 기호에 따라 날로 패션화.컬러화하고 있다.특히 가구의 경우 2~3년전까지만 해도 검정색이나 갈색뿐이었으나 최근들어「패션가구」개념이 도입돼 백색.핑크색.연두 색.청색등 과감한 색들이 시도되고 있다.
〈南潤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