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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이명박 경제 때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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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범여권 주자들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때리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올 대선의 핵심 이슈 중 하나가 경제 문제인 데다 이 후보가 '경제.일자리' 공약으로 전국적인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후보의 경제 이미지를 깨뜨려 그의 강점을 약점으로 바꿔놓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3일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낡고 무식한 발상"이라며 "'7.4.7(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대국) 공약'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운하는 실상 내륙 토목공사"라며 "지금 같은 글로벌.미래 산업 시대에서 이런 공약을 주장하니 한나라당에서조차 반성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가 경선에 승리한 다음날인 21일 손 전 지사는 "이명박 경제는 신기루"라고 공격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송영길 의원은 "이 후보는 탄산음료 리더십으로 (공약이) 맛있게는 보이지만 몸에는 이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이날 손 전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정책간담회에서 이 후보의 종합부동산세 완화 방침을 "부유층 위주로 사고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후보는 '신혼부부 모두에게 1가구 1주택을 공급한다고 했다'는데 일년에 몇 쌍이 결혼하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울산에서 간담회를 하고 "설계도 상태였던 개성공단을 물건으로 만들어낸 장본인이 정동영"이라며 "개성공단 열매를 맺을 차기 대통령은 내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경제의 돌파구는 대운하가 아니라 개성공단이라고 주장해 왔다.

범여권 주자들은 2004년 미국 대선 당시 존 케리 민주당 후보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선거전이 재현되기를 기대하는 듯하다. 당시 케리 후보는 월남전 참전 경력을 무기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정책을 맹비난해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했다. 그러나 '케리 후보가 반전 군인이었다'는 증언이 속출하며 그의 강점이었던 참전 경력은 거꾸로 지지율을 까먹는 악재가 됐다.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이번 대선은 재벌.건설 중심의 가짜 경제와 중소기업.사람 중심의 진짜 경제 간의 대결"이라며 "개발시대 경제인을 21세기형 경제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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