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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첫 용인술 왼팔·오른팔 누굴까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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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후보 비서실장'과 '공보 특보'. 이번 주 중 단행될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첫 인사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에 공식적인 첫발을 내디딜 '이명박 맨'이 누구냐는 것이다. 곧 있을 당 사무총장 인사와 더불어 요직으로 꼽히는 자리들이다.

'화합형이냐, 혁파형이냐' '새 인물 수혈이냐, 측근 기용이냐'.

이 후보의 향후 당 운영 방향과 물갈이 폭, 그리고 그의 용인술을 가늠해 볼 시금석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후보를 그림자처럼 보좌할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가급적 이번 주 안에 한다는 것 외에 정해진 게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그런데도 하마평은 돌고 있다.

'재선급 이상의 현역 의원이면서 젊은 인물'이란 이 후보의 구인광고를 충족하는 몇몇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당 부설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재선의 임태희(51.성남분당을) 의원 이름이 많이 나온다. 그는 경선 기간 중 '당 중심모임'이란 그룹의 일원으로 중립을 표방했다.

또 3선인 권오을(50.경북안동).남경필(42.수원팔달) 의원, 재선인 정병국(49.경기 양평-가평) 의원도 거론된다. 임 의원은 재경부 공무원 출신으로 이 후보가 추구하는 '경제 중시' 컨셉트에 맞다는 점과 젊고 스마트한 이미지가 강점이다.

임 의원은 중립지대에 있었기 때문에 당 화합에 대한 이 후보의 의지를 부각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득 국회부의장 같은 이 후보 주변의 '화합론자'들이 임 의원을 선호한다고 한다.

다른 세 의원은 지난 경선 때 이 후보를 위해 뛰었다. 권 의원은 캠프 부위원장을 맡았고, 정 의원은 조직기획본부장을 했다. 소장파의 대표 격인 남 의원은 선거 막판 이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전략가 역할을 했던 윤여준 전 의원의 영입설도 한때 돌았지만, 이 후보보다 두 살 많은 나이(68) 때문에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 전 의원 외에도 두어 명의 원외 인사들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의 메시지를 전달할 공보특보엔 후보 공보실장을 지낸 이동관(50)씨가 유력하다.

신문사 논설위원 출신인 이씨는 이 후보의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캠프에 합류해 무난한 일 처리로 신임을 받았다. 이씨가 기용되면 공식적인 당 대변인과 함께 공보 분야의 투 톱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자금과 조직을 총괄할 새 사무총장엔 재선의 이방호.안경률 의원 등 이 후보 주변 조직전문가들의 기용설이 있다. 일각에서는 경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의원의 영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권력지도에 영향 미칠 이재오.정두언.박형준=이 후보 인사의 최대 변수는 이재오.정두언.박형준 의원 등 '1등 공신'들의 행보다.

이들은 "이 후보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기득권 포기 입장을 밝혔지만 속내엔 "핵심 요직엔 확실한 이명박 사람들을 기용해 당을 일단 장악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기 때문이다. 인적 쇄신론에 대한 당내 기득권 세력의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이 후보에 대한 저항 움직임마저 있다는 게 이들 공신파의 판단이다.

이들의 입김이 이 후보의 인사에 얼마나 작용하느냐에 따라 이 후보의 한나라당 장악 속도뿐 아니라 이 후보 측근들 내부의 권력 역학 구도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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