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들이 아프리카로 가는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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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달 말 아프리카 말라위에 도착해 환영 나온 인파에 둘러싸인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사진=클린턴재단 홈페이지 제공]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팝스타 보노…. 이들은 자신의 명성을 십분 활용해 아프리카 돕기에 나서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22일 '스타 파워가 아프리카를 주목하게 한다'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병든 대륙 아프리카가 정치.문화계 유명 인사 다수가 선호하는 자선 사업지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스타들의 아프리카 사랑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가난한 아프리카 사람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게 섹시하고 사회 참여적인 이미지를 준다고 여기는 새로운 유행"이란 비난이 있는가 하면, "스타들이 목소리를 높이면 관심이 집중되고, 그 다음에 돈이 따라온다"는 긍정적 반응도 있다.

최근 클린턴이 일주일간 남아공.탄자니아.말라위.잠비아 등 4개국을 순방한 것도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이번 여행엔 ABC TV.엘르.GQ 등 각종 언론매체에서 12명의 기자가 따라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 "아프리카가 이만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는 처음"이란 비아냥이 나왔다. 반면 부유한 기부자 10여 명이 동행한 건 기대감을 낳았다. 2년 전 클린턴의 아프리카 여행에 동행했던 스코틀랜드 최고의 거부 톰 헌터는 이후 1억 달러(약 940억원)를 투자해 말라위와 르완다에서 식수 개선사업과 보건서비스 확충에 힘쓰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기구(WFP)에서 배우 앤절리나 졸리와 드루 배리모어, 오페라 가수 루치아노 파바로티, 패션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 등 명사 후원자들을 총괄 관리하는 리오넬로 보스카르디는 "이들 유명 인사가 상업적인 행사에 나타나면 수만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를 받는다. 우리는 돈을 주기는커녕 그 액수만큼의 홍보 효과를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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