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첫날 개신교·불교·가톨릭 지도자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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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앞줄 가운데)와 당 지도부가 21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들어서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 후보의 첫 공식 일정이다. 이 후보 왼쪽부터 김형오 원내대표, 박승환 의원, 김덕룡 의원, 강재섭 대표, 전재희 의원.[사진=오종택 기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다음날인 21일 개신교.불교.가톨릭 3대 종교 지도자들을 찾아 당선 인사를 했다.

이 후보는 먼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용규 회장을 찾았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이 후보는 강남구 신사동 소망교회(담임목사 김지철)의 장로다. 이 후보는 "늘 기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에 이 회장은 "하나님께서 힘을 주셔서 틀림없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비공개 면담에서 이 후보는 "본선은 경선만큼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교계에서도 많이 도와 달라"고 말했다고 배석한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이 후보는 이어 조계사를 찾아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과 면담했다. 지관 스님은 "고생 많이 하셨다. 어려운 고비를 넘으셨다"고 했다. 이 후보는 "세계 역사상 가장 길고 격렬했던 경선"이라고 회고했다. 이 후보가 검증 공방을 화제로 삼아 "이번엔 참 오래 참았다"고 하자 지관 스님은 "아직 더 참아야 한다. 불교의 여러 덕목 중 마지막이 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나라를 꼭 살려보겠다는 일념에서 나왔다. 앞으로 불교계에서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마지막으로 혜화동 성당 주교관에서 김수환 추기경을 만났다.

김 추기경은 "박근혜 후보와 함께해야 한나라당이 잘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실질적으로 협력하지 않으면 국민에 대한 배신이 될 수 있다. 화합하기 위해 그동안 상대방에게 가슴 아픈 이야기는 안 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우리 처갓집은 모두 가톨릭"이라는 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면서 대통령 후보로서의 첫 일정을 시작했다. 그런 다음 측근 의원 20여 명에게 "설렁탕집에서 밥이나 먹자"라고 즉석 제안해 예정에 없던 여의도 설렁탕 집 조찬을 하기도 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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