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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 전경련 간담회] 盧 "대선자금 수사 재계 불편 검찰도 알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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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경련 회장단과 오찬
노무현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강신호 전경련 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오찬에서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왼쪽부터 이건희 삼성 회장.정몽구 현대차 회장.盧대통령.조석래 효성 회장.姜회장.김진표 경제부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강신호 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 21명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보다 노사분규를 50% 이상 줄이겠다"며 "불법 사례는 정부가 법과 원칙으로 분명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盧대통령은 "믿고 용기를 내고 투자해 달라. 최선의 서비스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고 노사관계.규제 문제 등의 중요 현안들은 내가 직접 챙기고 점검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거듭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국민을 활발하게 해주기를 기대한다"며 "점심 많이 드시고 밥값도 좀 내놓고 가시라"고 조크까지 해 웃음이 터졌다.

이날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정치자금 수사에 따른 불안심리, 반(反)기업.반시장 정서의 확산, 출자총액규제 등이 기업의 투자위축과 경영의욕을 감소시킨다"고 재계의 시각을 전달했다. 玄부회장은 이어 "정치자금 수수단계만을 대상으로 한정해 조속히 기업 대선자금 수사를 종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이제 집단소송제 등이 입법화됐으니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盧대통령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수사는 검찰 독립의 결과로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盧대통령은 "국민정서나 재계가 느끼는 불편과 우려를 검찰도 알 것으로 생각한다"며 "제도와 현실을 서로 일치시켜 나가도록 경제팀과 협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선 이건희 삼성 회장이 구본무 LG 회장에게 "전경련 회의에 자주 나와달라"고 부탁하는 등 재계 화합을 다지는 보습도 보였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발언 요지(발언 순).

▶이건희 삼성회장=벤츠가 한 업종으로 지난 1백여년간 1백조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 10년 후 우리가 먹고살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일등상품으로 시장을 잠식해 가며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하고 연구할 때다.

▶강신호 회장=일자리는 원래 기업이 만든다. 정부는 환경조성에 적극 도와달라. 기업도 정보를 투명하게 하고 이윤을 많이 창출해 근로자 우대를 통해 산업평화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조석래 효성회장=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해 대통령이 노력해줘 감사드린다. 대통령이 반대 의원들을 불러 한번 더 설득해 달라.

▶박삼구 금호회장=노동시장의 유연성 부족이 신규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경기가 좋을 때는 투자를 늘리고 나쁠 땐 해고가 자유로워야 한다.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반기업 정서, 특히 기업주에 대한 정서가 나빠지고 있다. 아시아 3국 중 특히 한국이 가장 높다. 서구에선 다국적기업을 제외하곤 건전한 가족기업들이 커지고 있고 사회기여가 높은 점도 고려돼야 한다.

▶현재현 동양회장=국내 자본시장 육성을 위해 노력해 달라.

▶구본무 LG회장=LG카드 사태로 대통령이나 정부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노력에 힘입어 이제 정상화돼 가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열심히 메모를 했으나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이병완 홍보수석은 전했다. 盧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현 정부가 친(親)노동자 정책이라고 하면 노동자들이 화를 낸다"며 "내가 입회도 안 했는데 전경련 회원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고 해 웃음이 터졌다. 강신호 회장은 "동업자가 된 느낌"이라며 "자주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최훈.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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