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탁씨가 이단으로 규정 신도5만의 「10대교회」/대성교회 어떤곳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특수부대 부지 싼값 불하 받아 지어/전 현직 고위인사등 유명인 신도 많아
탁명환씨 살인사건의 용의자 임홍천씨가 직원으로 있는 대성교회는 등록신도수가 5만명에 이르고 지방과 해외의 1천5백여교회와 연계된 국내 10대 교회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교세가 막강하다.
이 교회는 설립자 박윤식목사(66)가 64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석교회라는 개척교회로 출발한뒤 77년 노량진으로 옮겨 「대성교회」로 이름을 바꿨고,교세가 확장되자 92년 5월 현재의 구로구 오류2동으로 이전했다.
피살당한 탁씨와 설립자 박 목사는 원래 호형호제하는 사이였으나 80년대초부터 박 목사가 활동비 지원을 중단하고 대성교회가 「교주우상론」쪽으로 기울면서 이단논쟁이 벌어지자 두사람 사이가 갈리지기 시작한 것으로 신도들은 짐작하고 있다.
85년 탁씨가 박 목사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대성교회로 찾아갔을 때 괴청년으로부터 쇠파이프로 구타당하면서 이들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표면화됐다.
탁씨는 87년 『현대종교』지에 연속적으로 『박 목사가 말씀의 아버지라고 자칭하면서 신도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성교회 교리와 박 목사의 도덕성을 집중적으로 비난했었다.
탁씨는 또 『박 목사가 초기에 대성교회를 세울 때 주위에 여자들을 끌고 다녔다』면서 박씨의 도덕성에까지 공격을 서슴지 않은 것이 신도들을 분노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탁씨의 거듭된 폭로로 30년동안 정통교회로 남아있던 대성교회가 91년 9월 예수교장로회 통합측 교단총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되기까지 해 탁씨와의 사이가 더욱 멀어졌다.
이에 따라 대성교회측은 전 총신대 총회장 김만규목사(60)를 내세워 탁씨를 20여차례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으며,피살 당일인 18일 오후 2시에도 탁씨는 김 목사와의 민사사건 때문에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들르기도 했다.
원래 예수교장로회 통합 보수계열이었던 박 목사는 70년대 후반 호남출신의 비주류로 밀리면서 독립,독자적인 교리를 펴나갔다.
최근에는 박 목사가 『예수가 아닌 창조주 아버지가 재림한다』고 주장해 기성교단과는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교회는 대한예수교 장로회중에서도 합동보수계의 대표교회로 등록신도수가 1월말 현재 5만여명에 이르며 전직 국무총리·영화배우 N씨 등이 장로로 활동하고 있다. 이 교회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6만평 규모의 부지는 원래 군특수부대 부지였다.
92년 군으로부터 이 땅을 시가보다 훨씬 싼값에 불하받아 교회로서는 국내에서 가장 큰 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도 당시 군관계 인사와 이들 유명인 신도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 것이 아니냐고 주위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88년부터 이 교회 담임목사로 일하고 있는 김태준목사(60)도 육군 준장출신이며 신도들의 상당수가 군복무시절부터 소개받아 전역후에 교회를 다니고 있다는 것.
대성교회가 약 10년만에 신도 5만이 넘는 신흥 종파로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중 하나는 박 목사가 신도들의 개인적인 일까지 정확하게 예언하는 신통력을 발휘한다고 알려지면서부터다.
박 목사는 교리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의 정치·사회적인 관심사와 유명인들에 관한 구체적인 예언을 많이 했고 이중 상당수가 적중하자 신도들이 엄청나게 몰리기 시작했다.
「대성」 교회라는 이름도 「하늘에서 큰소리가 내려와 박 목사를 통해 아버지 말씀을 그대로 전한다」는 뜻을 붙여졌다는 것.
박 목사는 전직 국무위원을 지낸 고위인사에 대해 91년 봄 다시 총리로 기용될 것이라는 것을 입각 수일전 여러 목사들과 장로들이 보는 앞에서 예언해 신도들을 놀라게 했다.
박 목사는 열렬한 신도들에게만 개인의 신상에 관해 상담,자문해주면서 비범한 예언능력을 보여 한번 상담받은 신도들은 박 목사의 「말씀」을 믿고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박 목사가 또 최근에는 93,94년의 한반도상황과 남북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예언을 자주하자 이 말을 들은 신도들중의 일부는 자녀를 급히 외국에 유학시키기도 했다.
오류동 교회를 불하받기 위한 2백50억원의 기금을 모으는 것도 이런 박 목사의 신통력이 한몫하고 절대적인 신뢰를 받아 재력과 권력이 있는 신도들이 엄청난 액수를 헌금한 것으로 알려졌다.<채규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