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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과학기술원 석사학위 취득 시각장애인 김용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시각장애인으로는 과학기술원(KAIST)사상 처음으로 金墉洙씨(27)가 2년간의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18일 졸업식에서 석사학위를 받아 화제.
수학전공인 金씨는 박사과정에 합격,학업을 계속할 예정이어서 다시 한번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金씨는 재학기간 2년동안 특히 이공계 학생으로 시각장애라는 어려움속에서도 남다른 인내와 노력끝에 정상인도 쉽지 않은 학위를 받게 됐다.
金씨는 선천적으로 시력이 약했는데다「망막색소변색증」이라는 희귀한 눈병을 앓아 고교1년때부터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
좌절할 수밖에 없던 당시 상황을『교수가 되려는 꿈을 버릴 수없다』는 의지로 극복한 金씨는 고교를 자퇴한뒤 독학을 시작해 88년 검정고시를 통해 서울시립대 수학과에 입학했다.학부성적은4.5만점에 3.5점.
점자책을 읽는 방법으로는 이과과목을 따라가기 힘들어 주로 교재와 수업시간의 강의내용을 테이프에 녹음해 수차례 반복해 듣고이해.암기하는 방법으로 공부해야 했다.
필요에 따라서는 관련학과 전공학생들이나 동료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라디오 뉴스를 빠짐없이 들으며 중요한 뉴스는 동료들에게 신문을 읽어줄 것을 부탁,시사정보를 파악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金씨의 논문지도교수였고 지금은 美조지아大 교환교수로 있는 韓相根교수는『본인이 특히 싫어해 아무런 배려도 없었고 일반학생과똑같이 대했다.학부때와 달리 대학원과정에서는 초기에 좀 힘들어했지만 피곤한 기색없이 학업에 열중했다』고 대견 스러워했다.
30세가 되기전에 박사학위를 취득,교수가 되는 것은 물론 전공분야에서 학문적으로 뚜렷한 업적을 쌓겠다는게 金씨의 계획.
또 수학의 경우 점자교재 미비등 기반이 약하고 자신이 컴퓨터를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학의 원리를 이용,암호를 만들거나 해독하는 암호학을 전공할 예정이다.
〈方情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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