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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건강>6.자궁물혹은 암이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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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아무개가 자궁에 혹이 생기는 바람에 수술해서 자궁을 다 들어냈대.』 『혹이라면 암이라는 소리 아니니.』 『물혹이라던데.
』 『그건 암하고 어떻게 다른거야.』 요즘 중장년 여성들 사이에서 드물지 않게 들을수 있는 소리다.
최근 들어 물혹이 생긴 여성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산부인과 의사들의 지적이다.서울大의대 張潤錫교수(산부인과)는『물혹이라고 하는 것은 자궁조직에 자궁근종이라는 이름의 혹이 나거나 난소에 양성종양이 생긴 것을 말한다』고 설 명했다.
그는『최근 들어 여성의 산부인과적 질환에서도 후진국형인 염증성 질환은 많이 줄고 있지만 자궁의 물혹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여서 조기발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톨릭의대 南宮成銀교수(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는『자궁근종은우선 생리때 출혈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 특징적인 증세』라고 밝혔다.응고된 핏덩이 형태로 출혈이 진행되며 허리와 배가 아픈등의 생리통이 평소보다 심해지는 증세가 추가된다.게 다가 자궁근종이 어느정도 커졌을 때는 방광을 눌러 소변을 자주 보게되고 배가 불러지는데다 딱딱한 멍울이 배에서 만져지기도 한다.
어떤 사람에게 자궁근종이 특별히 잘 생기는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아 증세가 나타나면 일단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의사들은 충고한다.張교수는『생리통이 심해 허리가 너무 아픈 경우 흔히 허리뼈가 잘못됐나 하고 바로 정형외과에 가는 수가 많은데 여성의 경우 자궁근종등 산부인과적 이상 때문에 아픈 수가많으므로 일단 산부인과에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南宮교수는『자궁근종은 여성의 10~20%가 가지고 있는데 아주 작아 겉으로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하지만 서서히 커지는 경향이 있어 20~30대에 생긴것이 조금씩 자라다 40대쯤되면 문제가 될 정도 로 커져 증세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들어 20~30대에서도 문제가 될만큼 혹이커진 환자가 늘고 있고,심지어 10대에서도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20대 초반의 미혼여성이 증세를 참고 있다가 혹이 한창 커진 다음 병원을 찾아 끝내 자궁을 다 들어내 아 기를 갖지 못하는 불행을 겪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통상 자궁근종은 의사들이 손가락으로 하는 내진으로도 알수 있고 일반 초음파로 간단히 확인되므로 증세가 나타나면 미혼이라고 해서 부끄러워하지 말고 조기에 검진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궁근종일 경우 혹이라고 하니까 일반여성들이 흔히 암으로 생각하고 크게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南宮교수는『암은 무한정 커지고 다른 부위로 전이될수 있는 것이지만 자궁근종은 어느한도 이상은 자라지 않고 다른 부위로 전이도 되 지 않는 양성종양』이라며『그리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말 그대로 혹에 불과하지 우리가 무섭게 생각하는 암은 아니라는 설명이다.전체 물혹환자의 1%정도만 악성종양인 육종에 해당하는 정도라는 것이다. 張교수는『의사들이 자세한 설명을 않고 혹이라고만 말하는등 표현상 문제가 있어 환자들이 암으로 오해해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앞으로 개선돼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난소종양의 경우 20~30대에서는 거의 양성이지만 40대이후 50대로 갈수록 악성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져 문제로 지적된다.게다가 초기에는 아무 증상이 없는 무증상이 특징이라 발견하기 어려워 나중에 악성이 돼서야 문제가 되 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延世大의대 朴贊奎교수(산부인과)는『난소종양은 임신한 적이 없는 사람,지방을 많이 먹는 사람,가족중 유방암.대장암.자궁내막암등의 발병자가 있는 사람에게 발병확률이 높으므로 이런 사람은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여성 정기 암검진에서는 암이 아니더라도 이런 질환을 발견해내는 효과도 있어 30대 이후에는 가급적 정기적으로 검진을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南宮교수는『난소종양은 질식초음파라고 해서 질 안에 초음파 기기를 넣어 하는 검사로 1차 확인할 수 있다』며『30대부터 1년에 한두번정도 질식초음파로 정기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난소종양은 질식초음파로 1차 확인해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괜찮고 일단 이상이 의심되면 핏속에 CA 123이라는 물질이 얼마나 있는가를 측정해 다시 확인하고 단층촬영(CT)등여러 검사를 실시해 악성임을 최종 확인하는등 복 잡한 검사를 통해 확진절차를 거치는 것이 보통이다.
자궁근종은 폐경기 이후 오히려 작아진다.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적으면 따라서 크기가 작아지는 것이다.南宮교수는『과거에는 작거나 크게 불편한 증상이 없는 경우 물혹을 폐경기까지 그냥 둬도된다는 학설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평균 수명이 늘고 있어 이같은 물혹이 장기적으로 악성종양,즉 암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실정이므로 수술로 제거하도록 환자에게 충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즘에는 자궁근종이 있더라도 젊거나 아기를 더 원할 경우 자궁을 다 들어내지 않고 GNRH 유사체라는 호르몬을 주사해 일시적으로 혹의 크기를 줄여 그 부위만 잘라내 자궁을 살리는 시술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수술상처를 걱정하는 젊은 여성들도 많은데 불과 3㎝ 정도만 째고 복강경을 통해 수술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환자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무조건 상처가 작은 것만 선호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은 않다고 강조했다.
張교수는『아직도 여자들은 참는게 미덕이라는 생각으로 증세를 방치했다가 나중에 크게 도진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않아 문제』라고 지적하고『주부는 관심부족으로, 직장여성들은 시간부족을 이유로 자신의 건강문제를 방치하는 실정』이 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남편등 가족들의 관심과 함께 여성 자신이 자신의건강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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