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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패왕별희 홍보차 내한 첸 카이꺼감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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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해『覇王別姬』로 동양권에서는 처음 칸영화제 대상을 따낸 중국인 감독 첸카이꺼(陳凱歌.42)가 河明中영화사 초청으로 15일 오후 내한했다.
『「패왕별희」는 京劇이라는 중국 고유의 예술을 종교처럼 믿고이에 헌신하는 예술인의 삶을 그린 영화로 정치적 목적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두 남성 경극배우의 만남과 헤어짐,애증을 20년대부터 70년대에 이르는 중국현대사를 배경으로 담아낸『패왕별희』는 현란하고도 장엄한 화면 뿐만 아니라 文化혁명에 대한직접적 비판으로 해외에서는 찬사를 받았던 작품이나 중국 본토에서는 한때 상영이 불허되기도 했다.
첸감독은『문화혁명을 그린 것은 어려웠던 시절 예술인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을 뿐』이라고 정치에는 흥미가 없음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관심을 갖는 것은『구체적인 인간 속에서도 변치 않는 인간본질을 탐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나의 바탕은 자랑스러운 중국의 민속.문화유산』이라면서『나의 꿈과 관객을 연결짓는 다리인 영화를 통해 중국 문화와역사를 나의 관점에서 보여주려 한다』고 강조한다.
고교 시절 문화혁명에 휩쓸려 한때 홍위병으로 활약하기도 했던그는 영화인이었던 아버지의 영향과 문화혁명 이후 학교폐쇄로 제대로 교육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돼 자연스레 영화에 발들여놓게됐다. 『영화 찍기는 나의 소명』이랄만큼 예술영화를 고집해온 그는 84년『황토지』를 만든 이래 독특한 시적 묘사,강렬한 민족적 영상언어를 구사,중국영화의 새시대를 연「제5세대 영화인」중에서도 선두주자로 꼽혀왔다.
『다채롭고도 어려웠던 체험,영화에 대한 열정,관념보다는 구체적 인간에 대한 존중,그리고 피나는 노력이 합해져 비로소 중국영화의 제5세대가 탄생하게 되었다』는 것이 첸감독의 설명이다.
지난 91년『현 위의 인생』의 국내 개봉때 방한한바 있는 그는『하얀전쟁』『은마는 오지 않는다』등 한국영화 서너편을 보았다며 이해하기 쉬운 수작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20년대초 상해를 배경으로 사랑하는 남녀 얘기를 다루는『風月時代』의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중인데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영화상도 수상한『패왕별희』의 아카데미상 수상까지 기대하고 있다.
〈郭漢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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