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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강성기류/북 대남도발 가능성까지 대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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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군사제재 분위기… 외교적 대응 병행 추진/일부선 “현상태론 남침 어렵다” 분석·평가
북한­국제원자력기구(IAEA)간의 핵사찰 조건협의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미국의 대북한제재 논의와 이로인한 북한의 대남 보복 도발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의 한반도 분석가들은 이같은 위기는 미 국방부가 대북한 압력수단의 하나로 진행시키고 있기는 하나 결국은 북한이 막판에서 사찰을 수용함으로써 한반도에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윌리엄 페리 미 국방장관은 최근 북한이 끝내 핵사찰을 받지 않을 경우 「커다란 채찍」을 곧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함으로써 미국내에서는 북한 핵문제가 유엔으로 넘어가고 이어 유엔안보리가 대북한 제재를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져가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정부는 IAEA 이사회가 열리는 오는 21일 사실상 북한핵 문제해결의 시한이라고 내비치면서 이달 하순이 북한핵 해결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경고하고 유엔의 대북한 제재가 결의될 때 북한의 대응태세에 대비하는 각종 조치를 공개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팀스피리트 훈련실시와 패트리어트미사일의 주한미군 배치,공격용 아파치 헬리콥터 등의 한반도 배치다.
미 국방부는 또 한반도전쟁 발발시 북한 남침군을 격퇴하는 5단계 작전을 공개하면서 북한에 대한 징벌수단으로 평양까지 진격,함락시킬 작전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워런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도 올해초 파리에서 첸치천(전기침)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북한핵 문제를 논의함으로써 미국은 빈협의와 함께 주변국을 중심으로 북한핵 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태세 완비에 노력해왔다.
이같은 국제적 분위기는 ▲북한이 결코 사찰에 응하지 않을 것이고 ▲유엔제재가 결의되면 북한의 대남 보복 군사적 도발이 있을 것이며 ▲이렇게 되면 한반도에서는 불가피하게 전쟁이 발생한다는 위기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한반도 분석가들은 다른 시나리오도 아직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들 분석가들은 북한이 유엔제재까지 가게 되면 결국은 IAEA의 사찰조건을 모두 받아들일 것이며 그렇게 되면 한반도 전쟁위기는 자동적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들은 북한이 만일 대남 도발을 감행하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현재와 같은 군비태세로는 망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즉 북한은 현재 휴전선 부근에 대규모 군사력을 집중 배치하고 있으나 현재 심각한 식량부족상태에 있기 때문에 전쟁시 군량을 확보할 처지에 있지 못하며 최근 군용식량을 특별히 더 확보했거나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또 북한의 에너지 비축량은 2개월분에 불과하다고 추가구입을 하더라도 더이상 비축할 저장시설마저 부족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대규모 전쟁을 수행할 준비태세가 전혀 돼있지 않다는 것으로 이들은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한미 연합군의 북한 진격이 확실한 현재 미군의 북한 영토 진입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더이상의 모험을 할 여지는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시나리오는 북한이 결국에는 IAEA 사찰을 수용하게 될 것이며 이는 북한이 이성을 잃지 않는 한 결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없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미국이 지금까지 북한과의 협상과정에서 「수모」에 가까운 곤욕을 치르면서 앞으로 얼마나 인내하게 될지 여부에 있으며 오히려 미국이 이성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워싱턴의 일부 비판론자들의 걱정이다.<워싱턴=진창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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