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충북 제천시 평창강 취수장 둘러싸고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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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강원도 영월군과 충북 제천시가 경계인 평창강 취수장설치를 둘러싸고 3년째 「물싸움」을 벌이고 있다.
식수부족난을 겪고있는 제천시가 영월군과 사전합의없이 주천강하류 제1취수장 아래인 평창강에 제2취수장 건설공사를 착수,강물을 가로막는 보(洑)공사까지 강행하려하자 영월군이 발끈하고 나선 것.그러니까 제천시가 「싸움을 건」쪽이다.
강폭 1백40m인 평창강의 반은 제천시 관할구역이나 나머지 반은 영월군이 관리를 맡고 있다.
물싸움은 지난 92년3월 제천시가 제천군송학면장곡리와 영월군서면옹정리 평창강하류에 길이 1백40m.높이 2m의 보와 강 양쪽에 높이 6m.길이 1백2m의 옹벽을 설치키로 하고 하루5만8천3백t 공급규모의 제2취수장 건설공사에 들어가면서 시 작됐다.이 공사는 현재 60%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제천시는 당초 제2취수장을 시와 인접한 충주댐 청풍지역에 세울 계획이었으나 수질이 좋은 영월지역 경계인 평창강으로 변경해분쟁의 불씨를 낳았다.더욱이 제천시가 공사를 착공하면서 영월주민들의 반발을 우려,영월군측에 한마디 상의절차도 없이 강행함으로써 화를 자초한 셈이었다.
뒤늦게 취수장 건설을 알게된 영월군은 취수장이 들어설 경우 이 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설정돼 영월군 서면과 주천면 2백97가구 1천여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어려워지는 점을 들어 취수장건설을 극구 반대하고 나섰다.
또 서면.주천면 주민들은 『갈수기에는 농업용수마저 고갈되고 인근 공장들의 공업용수도 모자라게 된다』며 공사를 백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이처럼 물싸움이 번지자 다급해진 제천시는 최근 『개발제한과 직.간접피해를 들어 반대하는 것은 옳지않다』며건설부에 질의서를 냈으나 건설부는 『지역간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이므로 수계(水系)조사를 실시한후 피해가 없다면 협의하라』는답변만을 해왔을 뿐이다.
한편 영월군민들은 「영월군 평창강보존대책위」(위원장 林영훈)를 구성,제천시를 찾아가 공사중단을 재차 촉구했는가 하면 3일에는 제천시장을 검찰에 고소하는등 물싸움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寧越=卓景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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