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어트 한국배치는 성급”/북한 강경파 자극 핵협상 지연 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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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뉴욕타임스지 사설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간 핵사찰 협상이 지연됨에 따라 북한­미국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지는 4일 미국이 융통성있고 신중한 자세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뉴욕 타임스지 사설 요약이다.<편집자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 핵외교에서 힘든 줄타기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클린턴 대통령의 패트리어트미사일 한반도 배치 시사는 북한을 경악케 하고 있다.
패트리어트미사일의 걸프전 실패기록을 감안한다면 이는 주한미군의 공군기지를 보호한다기 보다는 북한 제재를 요구하는 미국내 매파들의 공격으로부터 클린턴 대통령을 보호하는 정도의 역할밖에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 군부는 아파치 헬리콥터를 도입,국방력을 강화하고 북한을 공격할 수 있을 정도로 군사능력을 향상시키길 원하고 있다.
이들 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은 불필요할 정도로 도발적인 조치다. 이는 북한내 강경파로 하여금 핵협상을 깨뜨리고 핵무기 제조만 강행토록 하는 구실을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의 외교적 승인과 교역 등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교환할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미국의 자그마한 처방으로도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다음 처방을 제공하는 것이 현명하다.
북한은 7개 신고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필요할 만큼 수시로 실시,북한 원자로를 계속 봉인토록 하고 지난번 사찰이후 핵물질을 전용해 무기를 만든 사실이 없음을 확신토록 하겠다고 미국에 약속했다.
그러나 더욱 철저한 정기사찰은 북한­미 3단계 고위급회담이 열리기전까지는 실시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정부는 사찰조건은 IAEA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로 노심사찰이 과연 절대적으로 필요한지 모르겠다.
클린턴 대통령은 대한국 방위공약을 확인하면서도 북한을 위협하지 않는 신중한 방법을 써야 할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이 영원히 줄타기만 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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