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생들 해외여행 세계 익히는 계기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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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제화.개방화의 바람속에 국교생들의 해외 여행도 부쩍 늘고있다.해외여행자율화이후 급격히 증가한 부모들의 해외여행에 동승,「외국바람」을 쐬고오는(?)어린이들이 늘고 있으며 심지어 외국유학의 사전답사격으로 외국유학원이 주선하는 수백만 원 비용의 장.단기 어학코스에 참여하는 어린이까지 있다.서울시교육청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난 93년 여름방학중 해외여행을 한 서울거주 국민학생의 수는 4백18명,이번 겨울방학에는 5백명이다.그러나 이는 교육청에 신고한 경우만이며, 그 이후 일반의 해외여행증가추세등을 감안하면 실제는 1천명 이상이 한햇동안 외국여행을 한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서울 압구정동 K국민학교 3학년 어느반의 경우 작년 여름방학동안 미국.동남아 등을 다녀온 어린이는 총 60명중 7명.어떤 경우든 외국을 가본 경우가 있는 어린이의 수는 전체의 3분의2정도가 될것이라고 담임교사는 말했다.또 주부 金모씨(41.서울 반포동)는『국민학교 5학년인 아들이 자기반에서 외국갔다온 적이 있는 아이들이 절반이 넘는다』며『지난해 여름방 학엔 어디든 가자고 졸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어린이해외여행의 가장 많은 경우는 부모.가족들이 여행을 갈때 함께 가는 경우.여행사에서 주선하는 패키지프로그램의 경우 15명에 1명정도 비율로 자녀들이 따라간다는 것이 여행사들의 얘기 다.
또 해외 이민을 갔거나 장기간 해외거주를 하는 이들이 늘면서친지방문을 하는 부모를 따라가는 경우도 늘고있다.주부 朴모씨(서울성북동)는 고모들이 미국에 살고 있어 애들을 방학때마다 미국에 보내 캠프에 참석케 한다며 세계에 대한 눈 을 일찍부터 뜰수있고 안목도 넓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유학원이 주선하는 어학코스의 경우 국제화의 물결 속에서외국어 특히 영어를 일찍부터 가르치겠다는 일부 극성부모들이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자녀들을 보내고 있다.한편 이같이 늘어나고있는 어린이 해외여행에 대한 견해는 크게 두가 지.국교 4학년인 아들을 조부모와 함께 일본에 보냈던 주부 金혜정씨(40.서울 서초동)는『아들이 일본에서 본것들,느낀점 등을 노트 한권에가득 채워와 내심 놀랐다』며 외국어를 익혀야겠다는 생각을 저절로 하고 우리나라 밖에 드넓은 세 계가 있다는 것도 깨닫는 등유익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尹구병교수(충북대 철학과)는『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잠시 보고온다고 해서 국제화에 대해 눈을 뜨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의 뿌리에 대해서도 잘 모르면서외국의 화려하고 첨단화된 것만 보고 올 경우 우 리땅에 대한 경멸감과 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만을 심어줄수 있다고 비판했다.교사 金경옥씨는『어린이들의 외국 방문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여행을 가는 이상 단지 관광만 하고 올게 아니라 가족생활등을 통해 그 나라의 삶과 문화를 가까이서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文敬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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