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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동 땅 DNA 검사라도 …" "지하에 계신 부모님이 성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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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명박.박근혜 양 캠프의 충돌이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다.

박 후보 측은 서울 도곡동 땅 문제를 집중 부각, 이 후보를 몰아붙였다. 홍사덕.안병훈 선대위원장을 비롯, 캠프 소속 의원 13명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완주 불가론' '이명박 필패론'을 제기하며 당 차원에서 '후보 사퇴'를 공론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홍 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 논란'과 관련, "이 후보는 이 사안 하나만으로도 바로 구속될 수 있다. 실형 5년 이상에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특가법 대상"이라며 "현행 법 체계에서 구속되면 당원권이 정지되고 후보 자격을 상실할 수밖에 없어 대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땅 문제 말고도 BBK 금융 사기, 희망세상21 산악회 사건 등을 고려할 때 이 후보는 절대로 본선을 완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원.대의원들이 본선 완주가 불가능한 후보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조직총괄 본부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당 전국위원회, 의원총회 등을 소집해 이 후보 사퇴 문제를 논의하도록 당 지도부에 요구하겠다"고 압박했다. 이규택.김영선 의원 등 박 후보 측 경기 지역 당협위원장 15명은 이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회견문을 발표했다. 오후엔 박 후보 지지자 150여 명이 '투기꾼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이명박은 사퇴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여의도 당사 앞에서 이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습 시위도 벌였다.

대변인들도 공세에 가세했다. 이정현 대변인은 "위장 전입에 위증 교사에, 위법의 연쇄 의혹이 넘쳐 항간에는 이 후보를 '위명박 후보'라고 불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힐난도 있다"고 공격했다.

이명박 후보 측 반격도 거칠었다. 검찰과 박 후보 측, 양쪽을 겨냥하며 압박을 가했다.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은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 "아름다운 경선을 바랐는데 막바지에 와 바람과 달리 혼탁해지고 있다"고 박 후보 측을 비판했다.

이어 검찰을 향해 "흥신소나 점집 같이 '~인 듯 보인다'는 투로 의혹을 일으키는 발표를 할 수 있느냐"며 "강한 후보를 낙마시키려는 여권과 권력기관의 합작품 아닌가"라고 공격했다.

내부는 더 부글부글 끓었다. 대변인단이 총출동했다. 장광근 대변인은 "한나라당 예비 후보냐, 범여권 예비 후보냐"라고 박 후보를 겨냥했다.

박 후보 측의 후보 사퇴 요구에 대해 박형준 대변인은 "국민과 당원들의 투표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황임을 박 후보 측이 자인하는 '패배 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힐난했고, 진수희 대변인은 "(박 후보 측이) 패색이 짙다고 경쟁 후보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인신구속의 저주까지 퍼부어 댈 수 있는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또 박종웅 전 의원이 이끄는 민주연대 21(옛 상도동계 출신) 100여 명은 이날 정상명 검찰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대검찰청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박 전 의원은 "오늘 상도동에 들어갔었다"며 "어른(김영삼 전 대통령)이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후보, 오늘 기자회견=이 후보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선을 앞둔 각오와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후보가 당선되면 다른 후보와 화합하고 포용해서 선거를 치르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신용호.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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