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료원,60~70년대 명감독 재조명 대표작 상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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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영상자료원(이사장 최무룡)은 2월부터 매달 60~70년대 한국영화 전성기의 대표적인 감독들의 작품을 집중 상영하는「한국영화감독 주간」을 개최키로 했다.영상자료원은 그 첫 프로그램을「신상옥감독 주간」으로 정하고 2월2일~28일(오후 4시) 60년대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감독이었던 그의 대표작 9편을 상영키로 했다.
이번에 상영될 작품은『지옥화』(58년 제작),『동심초』(59년),『성춘향』(61년),『연산군』(61년),『사랑방 손님과 어머니』(61년),『벙어리 삼룡이』(64년),『꿈』(68년),『여자의 일생』(68년),『내시』(68년)등이다.
또 3월에는「유현목감독 주간」을 마련,그의 대표작 13편을 소개할 예정.『오발탄』(61년)을 비롯해『김약국집 딸들』(63년),『카인의 후예』(68년),『나도 인간이 되련다』(69년),『옛날 옛적에 훠이 훠이』(78년),『장마』(7 9년),『사람의 아들』(80년)등이 상영된다.
신상옥감독은 52년『화녀』로 감독에 데뷔한 뒤 사극.코미디.
멜러드라마등 여러 장르에 걸쳐 영화를 만들어내「장르영화의 대가」로 인정받았다.
그는 대중적인 취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잘 짜인 드라마구성으로 항상 관객동원에 좋은 성적을 내는 감독이었다.또 그는 신상옥 프러덕션을 설립해 자신의 영화를 직접 제작,감독과 제작자로 성공하는 보기드문 사례를 남겼다.
그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활동중이며 김형욱 실종사건을 다룬 영화『증발』을 제작,오는 4월께 국내 개봉할 예정이다.
유현목 감독은 57년에 만든『잃어버린 청춘』으로 주목받기 시작해『인생차압』『구름은 흘러가도』등의 작품을 잇따라 발표해 한국영화의 예술영화로의 가능성을 높였다.
그가 아직 냉전적인 사고방식이 팽배했던 당시로는 드물게 비정한 사회현실을 담은 이른바 리얼리즘영화를 추구한 것은 오늘날에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특히 그가 61년에 만든『오발탄』은 빈곤과 불안에 시달리는 지식인의 내면을 탁월하게 영 상화한 작품으로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이 영화는 영화속의 일부 대사가문제가 돼 당국에 의해 상영금지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80년『사람의 아들』이후 별다른 작품활동을 하지않고 있는 그는현재 동국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밖에도 김수용.이만희감독등의 작품을 상영할 계획을 세워놓고있는 영상자료원의 감독주간 시리즈는 미국영화의 압도적인 영향하에 자란 젊은 세대에 한국영화의 빛나는 전통을 인식시켜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행사로 평가된다.
특히 예전의 한국영화들이 TV나 비디오를 통해 소개되지않고 있는 현실정에서는 이런 작업은 더욱 뜻깊다는 것이 중론이다.관람은 회원에 한하며 일반인은 회원으로 가입(연회비 2만원)하면볼수 있다.문의 (521)3147 〈林載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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