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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주부통신>캐나다 토론토의 공립도서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약6개월전 국민학교에 다니는 두딸과 우리부부 모두 4명의 우리가족은 이곳 토론토에 도착하자마자 신분을 증명하는 여권과 주소를 증명하는 월세계약서를 들고 가까운 공립도서관에 가서 무료로 도서관카드를 하나씩 만들었다.그렇게해서 시작한 도서관출입은웬만한 대학도서관 크기의 중앙도서관 출입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공립도서관에는 영어자료뿐아니라 프랑스어를 비롯한 여러 소수민족의 언어로 된 자료가 놀라울 정도로 많이 있다.
영어권에서 살다보면 아이들이 어색한 번역투의 한국어를 하거나영어가 먼저 불쑥 튀어나오기 십상이다.
집에서 쓰는 일상용어만 으로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우리말 실력이 늘어나기는 커녕 줄어들기만 하니 한국책을 계속 읽히는 것이중요한 가정교육의 일부가 되었다.
한국인이 많이 밀집해있는 곳에 위치한 도서관에는 성인용및 어린이용 전집,그리고 최근 화제작을 포함한 단행본들이 있다.토론토지역에서 가장 많은 한국도서를 가지고 있는 도서관은 한국인 사업체가 밀집해있는 곳에 위치한 팔머스톤 지부로 3천권정도를 보유하고 있다.그 중 5백권 정도가 어린이 책이다.
팔머스톤 지부의 책임자인 스페어포인르씨는『93년 한국어책 대출부수는 8천권이 넘는다.이는 92년에 비해 19%가 늘어난 수치로 잘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용률이 증가하고있어 흐뭇하다』고 말했다.「주부가요열창」을 비롯 해 많은 한국어 비디오를 보유한 도서관도 있다.
책.영화.비디오.컴팩트디스크등을 대출해 주는 크고 작은 공립도서관은 토론토市 자체에 33개,인접한 5개도시에 60개정도 있다.특별목적의 도서관을 합하면 모두 1백개 가량 된다.이 지역의 인구가 2백만명 정도이니 인구 2만명당 도서 관이 하나씩있는 셈이다.
이 도서관들은 서로 연계되어 있어 카드를 보유한 사람은 토론토와 근교 5개 도시의 어느 도서관에서라도 대출할 수 있다.아무 도서관에라도 반납하면 도서관끼리 서로의 운반망을 통해 원래의 도서관으로 보내준다.
대출말고도 도서관의 서비스는 투병중이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도 책을 직접 집으로 가져다 주고 환자에게는 돋보기를 쓰지않고도 읽을 수 있도록 큰 책을 가져다 준다.장애자용으로 카셋에 든 책도 많이 가지고 있으며 버스에 책을 싣 고 정기적으로순회하는 서비스도 있다.
그밖에 도서관별로 이민자들에게 하는 무료 영어강습이 있고 성인과 어린이대상으로 실비를 받으며 하는 여러가지 강습도 있다.
문맹자에게 글을 가르치는 프로그램,도서관내의 소극장 공연,정기적인 영화상영회도 있다.법적 자문과 탁아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한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은 유아 비디오를 엄마와 함께 빌리고 있는 세살짜리부터 학교숙제를 하기 위해 참고서를 빌리러 온 학생,컴퓨터로 책을 찾을줄 몰라 도서관 직원에게 원하는 책을 찾아달라고 부탁하는 60대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남 녀노소들로 주말이면 도서관이 시장처럼 북적거린다.겨울이 되면 일요일에 문을 여는 도서관도 있다.
우리집 아이들은 한국에 돌아가면 도서관이 가장 아쉬울 것이라고 말한다.어린이책 전문사서에게 다가가『북극곰에 대해 알고 싶은데요』하면 곰에 대한 책도 알려주고 유익하고 재미있는 비디오도 알려준다.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필요한 책이 있으면 도서관에 전화해 어느 도서관에 책이 있는지 알아볼수 있고 예약도 할수 있다.
원하는 책이 다 대출된 경우 예약을 해 놓으면 책이 반납되자마자 컴퓨터가 전화로 알려주고 며칠간 따로 보관해 준다.도서관을 이용할 때마다 편리함과 효율적인 운영에 새록새록 부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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