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내한 유엔난민구제 고등판무관 오가타 사다코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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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국제사회의 끊임없는 분쟁은 수많은 난민을 양산해내고 있습니다.냉전시대가 무너졌어도 종족간.종교간 갈등으로 인한 세계 곳곳의 국지전으로 난민의 숫자는 냉전시대 이후 오히려 더욱 증가해 현재는 2천만명에 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난민의 국제적인 보호와 구제활동을 위해 51년 유엔 산하기구로 설립된 유엔난민구제고등판무관(UNHCR)실의 오가타 사다코고등판무관(緖方貞子.67).
한국정부의 초청을 받고 3일간 일정으로 서울에 온 오가타씨는일본에서 20여년 이상 대학강단에서 국제정치를 가르친 바 있으며 은퇴후 수곳의 유엔산하기관에서 일본대표단으로 일하며 능력을인정받아 난민구제고등판무관실의 최고위직을 두차 례나 맡아오고 있다. -현재의 난민발생 추세는.
『냉전시대에는 정치적 박해에 따른 난민이 대다수였다.이념의 장벽이 허물어진 지금 그 당시의 난민들은 많은 수가 고국으로 복귀했다.그러나 새로운 문제들이 난민을 이전보다 더많이 만들어내고 있다.바로 기아와 종교.종족간 갈등에 따른 전 쟁이다.보스니아에서,아프리카에서,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런 이유로 숱한 난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난민구호에 대한 국제적 협조는. 『한마디로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형편이다.자국환경을 이유로 난민수용을 거부하는 국가가 늘고 있으며 이미 입국한 난민을 강제송환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난민관련 국내법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대체적 추세며,특히 장기적인 국제경제의 침체로난민에 대한 대우가 열악해지고 있다.』 -앞으로 과제는.
『본국 송환때 난민에 대한 박해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제3국 정착지원을 적극 고려하고 있으나 수용국가의 협조 부족과 당사국간 이해상충으로 실행에 어려움이 크다.
또한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중국인들처럼「돈벌이」를 겨냥한 자발적 난민들의 증가에 대한 대응및 국내에서 생활근거지를 상실한 2천4백여만명의 실향난민에 대한 지원도 시급하다.그러나 판무관실은 1백20개 회원국의 자발적인 지원금으로만 운 영되고 있어재정압박이 심각하다.』 〈李元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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