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여자빙상 대들보 유선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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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갑술년 한국스포츠의 양대이벤트는 94릴레함메르겨울올림픽(2월12~28일)과 94히로시마아시안게임(10월2~16일).
아시안게임에서는 50여개이상의 금메달이 목표지만 한국스포츠의취약지대인 겨울올림픽에선 단 한개의 금메달이 아쉬운 형편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빙상계는 올림픽 사상 첫 스피드스케이팅에서의금메달 획득가능성에 들떠있다.바로 난청과 가난등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묵묵히 정진,한국여자빙상의 대들보로 우뚝선 劉仙姬(28.옥시)로인해서다.
지난4일 독일 인젤로 해외전훈을 떠난 劉를 출국전「스포츠초대석」에서 만나봤다.
-주종목인 단거리 5백m에서의 우승여부에 큰 관심이 쏠려있는데요. ▲제가 세계정상권에 올라있는 것만큼은 사실입니다.그러나우승까지에는 당일의 컨디션등 변수가 많아요.국민여러분의 응원을부탁드립니다.저도 성원에 보답키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겠습니다. -어려운 상대는.
▲물론 세계최고기록(39초10)보유자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미국의 보니 블레어가 가장 힘든 적수지요.또 92~93월드컵시리즈에서 블레어를 제치고 종합우승한 중국의 예차보도 어렵구요.일본의 하시모토 세이코는 좀 떨어지는 것같 습니다.
-이번 해외전훈의 스케줄은.
▲먼저 독일 인젤에서 열흘정도 빙상활주훈련을 한뒤 월드컵 5차시리즈(21~22일.미국 웨스트엘리스)와 94세계남녀스프린트선수권대회(29~30일.캐나다 캘거리)에 출전합니다.전훈이니만큼 올림픽에 맞춰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게 주안점입니다.
스타트는 빠르지만 지구력이 부족한게 흠이어서 이에대한 보완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생각입니다.그뒤엔 다시 독일 베를린으로갔다가 경기를 1주일여 앞둔 2월6일께 대회장인 노르웨이 하마로 향하게됩니다.
-하마에선 지난해의 월드컵 2차시리즈에서 블레어를 제치고 우승,감회가 새로울텐데요.
▲빙질이 고르고 시설도 편안함을 줍니다.이제까지 제가 얼음을지친 링크로선 가장 좋은 상태인 것 같아요.아시아선수들에게 불리하지않은 실내링크인점 또한 마음에 들어요.
-국교시절 중이염을 앓은탓에 난청으로 출발총성을 들을때등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는지요.
▲총성소리를 흘려보낼만큼 정도가 심한게 아니예요(웃음).
그러나 청력이 다소 약해 朴昌燮코치님이 먼곳에서 내리는 작전지시를 제대로 소화못해 안타까운때가 종종 있긴합니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결혼과함께 은퇴하리란 소문이 무성한데요. ▲나이가 적지않으니 은퇴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겠지요.하지만 결혼을 약속한 사람은 있습니다.89년 교생실습때 만난분으로 지금은 은행에서 일하고 있어요.
-끝으로 각오를 밝혀주신다면.
▲지난 92알베르빌겨울올림픽에선 주위의 기대에 어긋나게 입상조차 못했습니다.대회기간 아버님이 돌아가시는등 제자신 슬픈일도많았구요.이번에도 결과는 장담못하지만「하면된다」는 자신감으로 5백m레이스에 마지막 힘까지 쏟아부을 작정입니다.
〈劉尙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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